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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자리에 모인 재계 인사들, 말 한 마디도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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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 가석방 등 민감 사안 언급 자제

[정기수기자] 우리나라 경제계를 대표하는 경제계 주요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 올해 한국경제의 혁신과 재도약에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한 경제계 신년인사회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정·재계 등 주요 인사 1천500여명이 참석했다.

경제계에서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등 경제5단체장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창근 SK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황창규 KT 회장 등 국내 주요 기업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특히 이날 참석한 주요 인사들에게는 최근 여권발(發)로 불거진 기업인 가석방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이날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태원 회장의 가석방은 (내가)말할 입장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기업인 가석방이 정치권에서 불거진 민감한 사안인데다, 이에 대한 국민 여론이 부정적인 것을 의식해 구체적인 발언을 피한 것으로 보인다.

2013년 초 법정 구속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수감기록은 대기업 회장 중 최장기록이다. 오는 31일이면 꼬박 만 2년을 채운다. 사면이나 가석방 없이 형기를 다 마칠 경우 2017년 1월에나 출소하게 된다.

현행법에 따르면 형기의 3분의 1을 채우면 가석방 대상이 된다. 4년 형을 받은 최 회장은 이달이 지나면 이미 절반을 넘는 형기를 채우게 된다.

경제단체장 가운데 처음으로 기업인 가석방 문제에 대해 언급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행사 직후 최태원 회장의 가석방 논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없었다"고 짧게 답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도 이재현 회장의 부재로 빚어지고 있는 경영 공백과 관련, "어렵지만 해 나가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이어 "이재현 회장은 가석방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회장이 빨리 완쾌됐으면 좋겠지만 쉽게 낫는 병이 아닌 것 같다"면서 "완쾌되기 위해 힘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현 회장은 징역 3년을 선고한 항소심 판결에 불복, 대법원 선고 전까지 형기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손 회장은 또 정기인사와 관련해서는 다음달께 단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투자와 관련해서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투자가 좀 더 늘어날 것"이라며 "물류 관련 글로벌 업체 인수합병(M&A)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주요 그룹 총수들 역시 민감한 현안에 대한 질문에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자리를 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최근 안전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제2롯데월드와 관련,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이어 "안전은 절대적으로 중요하고 (안전 문제에 있어서는)자신있다"면서도 "다시 점검해 향후에도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롯데그룹은 이날 제2롯데월드 안전관리 시스템을 현장 차원에서 그룹 차원으로 확대, 그룹 직속 '제2롯데월드 안전관리본부'를 구성하고 오는 8일부터 가동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신 회장은 이날 서울시가 제2롯데월드 추가 사고 발생시 임시사용 승인 취소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한 것에 대해서는 "(이 자리에서)말할 입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취재진의 질문 세례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간단히 새해 인사를 전한 뒤 행사장으로 들어갔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은 경제계 인사들과 직접 새해 인사를 나눈 뒤 사회발전과 국민화합에 다 같이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올 한해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본격화해 향후 30년의 성장기틀을 마련하겠다"면서 "재계가 투자를 확대하고 해외진출을 적극 추진해 경제 재도약에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기업인들은 당면한 과제들에 대한 고민과 함께, 이를 해결할 방법을 모색해 경제 회복에 힘을 보태겠다고 다짐했다. 또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성공적으로 이루는데 경제계가 앞장서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정기수기자 guyer7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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