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12월 임시국회'가 종반에 접어들었지만 국회 본연의 임무인 법안 처리에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여야가 합의한 공무원연금개혁특위와 국민대타협기구, 자원외교 국정조사특위가 초반부터 삐걱대고 있는데다 검찰의 청와대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중간 수사결과 발표 후폭풍까지 정치권에 몰아친 탓이다.
◆첫 발도 못 뗀 공무원연금특위, 여야 진통
지난해 12월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구성 결의안이 통과된 공무원연금개혁특위와 국민대타협기구, 자원외교 국조특위는 일주일이 지난 6일까지도 공전만 거듭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당초 전날 공무원연금개혁특위 인선을 완료, 이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새정치민주연합이 '선(先) 국민대타협기구 구성 완료'를 주장하며 반대해 특위 구성이 미뤄졌다.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새누리당에서는 이미 특위 위원을 선정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이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특위 구성을 언제까지 미룰 것인지, 특위 구성을 미뤄 얻을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의아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특위 야당 간사로 내정된 새정치민주연합 강기정 의원은 "특위는 대타협기구가 출범하면서 열려야 한다"며 "대타협기구와 특위는 수레의 양 바퀴다. 국민대타협기구가 내실 있게 운영되는 것이 그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여야는 이날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공투본)에서 대타협기구에 참여할 4명을 결정하는 것을 지켜본 뒤 특위 간사 회동을 갖고 최종 명단을 확정할 계획이지만, 공투본 측이 대타협기구 참여를 유보하고 있어 진통이 불가피해 보인다.
◆자원외교 국조, 대상·증인 이견 팽팽
자원외교 국정조사특위는 역대 정부 해외자원개발 사업 전반을 다루자는 새누리당과 조사 범위를 이명박 정부로 한정하자는 새정치민주연합이 맞붙으면서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형국이다.
증인 채택과 관련해서도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상득 전 의원,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최경환 경제부총리,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5인방'을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새누리당의 반대가 완강하다.
특위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권성동, 새정치민주연합 홍영표 의원이 이날 첫 회동을 갖고 의견 조율에 나섰지만 서로 이견만 확인한 채 헤어졌다.
권 의원은 "해외자원개발은 신고, 탐사, 개발, 생산에 이르기까지 여러 정부가 걸쳐 있기 때문에 잘라서 이야기할 수 없다", "국정조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5명을 반드시 불러야겠다는 것은 야당의 정치공세"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이번 국정조사는 이명박 정부 자원외교에 한정해야 한다", "증인 채택에 성역이 없어야 한다. 전직 대통령이니 안 되고 현직 장관이니 안 된다고 하면 국정조사 하나마나"라고 반박했다.
◆'靑 문건' 여야 공방 점입가경
지난해 연말 정국을 뜨겁게 달궜던 청와대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이 검찰의 중간 수사결과 발표를 계기로 정치권을 또 다시 뒤흔들고 있다.
검찰이 의혹 대부분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결론을 내리자 새정치민주연합은 오는 9일 열기로 한 운영위원회 뿐 아니라 국회 차원의 특검을 실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새누리당이 부정적이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검찰의 발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가이드라인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한 실망스런 내용"이라며 "정윤회 게이트의 핵심은 비선실세가 국정개입을 했는지 여부다. 국민의 준엄한 명령에 따라 국회가 특검을 해야 할 차례"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검찰 발표는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미진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국회에서 충분히 살펴볼 수 있다. 9일 운영위원회에서 이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며 "과도한 정치공세는 지양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처럼 쟁점이 산적한 탓에 해를 넘긴 민생·경제법안들은 이번 임시국회에서도 처리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흘러나온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사진 조성우 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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