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집권 3년차의 국정계획을 밝혔다. 지난 연말부터 정국을 뒤흔든 비선 의혹에 대해 정면돌파하면서 경제 활성화와 구조개혁에 무게를 둔 것이 눈길을 끌었다.
박 대통령은 12일 청와대 기자실에서의 기자회견에서 "문건 파동으로 국민 여러분께 허탈함을 드린데 대해 마음이 무겁고 송구스럽다"며 "나라를 위해 헌신과 봉사를 해야 할 위치에 있는 공직자들이 개인의 영달을 위해 기강을 무너뜨린 일은 어떤 말로도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기존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야당과 여권 일부에서도 제기되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핵심 비서관 3인방에 대해서도 교체하지 않을 뜻을 밝히는 등 최근 인적쇄신 요구를 정면 돌파할 뜻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의 대부분을 경제와 구조개혁에 할애했다. 박 대통령은 "올해는 국정 3년 차에 전국 단위의 선거가 없는 해로 경제 활력을 되찾고 국가혁신을 위해 국력을 결집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정부는 이런 기회를 잘 살려 희망의 2015년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우선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방만한 공공부문과 시장의 잘못된 제도와 관행을 바로 잡아 '기초가 튼튼한 경제'를 만들고, 창조경제를 통해 우리경제를 '역동적인 혁신경제'로 탈바꿈시키며, 성장의 과실이 국민들께 골고루 돌아가도록 내수·수출 균형경제를 만들겠다고 말씀드렸다"고 소개했다.
박 대통령은 "이러한 계획이 차질없이 추진되면 우리 경제는 잠재성장률 4%대, 고용률 70%, 국민소득 4만 달러로 나아가는 경제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4대 구조개혁 강조 "공공기관 2단계 정상화가 우선"
박 대통령은 특히 정부의 핵심 정책인 공공, 노동, 금융, 교육 등 4대 부문 구조개혁에 대해 "우리 경제와 사회의 핵심 분야이자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기둥"이라며 "우선 공공기관 2단계 정상화를 추진해 다른 부문의 개혁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공무원연금과 노동시장 개혁도 주요 과제로 추진할 뜻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공무원연금의 2조5천억원의 적자를 작년에도 국민 혈세로 보전했는데 올해는 3조원, 10년 후에는 10조원으로 적자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돼 있다"며 "이대로 방치하면 484조원의 엄청난 빚을 다음 세대에 떠넘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박 대통령은 "노동시장 개혁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생존 전략"이라며 "비정규직 차별화로 대표되는 고질적인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해소하지 않고서는 질 좋은 일자리 창출과 경제활성화는 어렵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3월까지 노동시장 구조개혁 종합대책을 도출해줄 것을 당부했다. 금융 개혁에 대해서는 "금융도 이제는 경제 성장을 이끄는 분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통령은 "담보나 보증 위주의 낡은 보신주의 관행부터 타파해야 한다"며 "현장의 기술력이나 성장가능성을 평가하여 자금을 공급하는 창의적 금융인이 우대받는 문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금융규제도 전례가 없는 수준으로 혁파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대통령은 "액티브 X와 같은 낡은 규제에 안주한 결과 국내소비자의 해외직구는 폭발적으로 느는데 해외소비자의 국내 역 직구는 걸음마 수준"이라며 "외국만큼 쉽게 결제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 역직구가 활성화되면 수출 못지않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육개혁에 대해서는 소득연계형 반값등록금과 스위스 도제식 직업 학교 시범 운영을 언급하며 "학벌이나 스펙이 아닌 능력으로 평가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금년부터는 국가직무능력표준을 기반으로 하는 채용을 공공기관부터 선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언급했다.
◆"경제 역동성 회복해야", 창조경제 확산 뜻 밝혀
박 대통령은 경제의 역동성을 회복해야 한다며 창조경제를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우선 창조경제를 전국 전 산업으로 확산시켜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창조경제의 주역인 중소.벤처기업을 적극 육성·지원하기 위해 대기업과의 1:1 전담지원체계를 갖춘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상반기까지 전국 17개 시·도에 모두 개소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제조업 혁신 3.0전략을 본격 추진하겠다"며 "스마트 공장 확산 등 공정혁신과 사물인터넷, 쓰리 디(3D) 프린팅, 빅데이터 등 핵심기술 개발을 통해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을 만들고, 우수한 젊은 인재들이 모여드는 제조업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에너지 신산업도 적극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전기차와 제로에너지 빌딩, 친환경 에너지 타운 등 온실가스를 감축하면서도 새로운 성장의 돌파구를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와 함께 "정부는 FTA가 계속해서 우리 기업 수출확대의 단단한 버팀목이 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료서비스도 미래성장 동력, 수출 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했다. 창조경제의 핵심 콘텐츠는 '문화'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 세계는 문화로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고 문화산업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면서 문화영토를 구축해나가고 있다"며 "정부는 창조 문화가 이끄는 미래 신성장 동력을 만들어 우리의 미래를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 회복에 대해서는 "앞으로 규제혁파, 저렴한 토지공급, 과감한 금융 세제 지원 등을 통해 민간 장기임대주택 공급을 대폭 늘려 주거비 인하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며 "단기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장기고정금리로 전환하여 가계의 부담을 덜어드리고 이를 내수진작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했다.
◆통일 "범국민 합의로 평화통일 토대 마련할 것"
박 대통령은 대북관계에 대해서는 "올해 통일준비위원회를 중심으로 통일의 비전과 방향에 대해 국민의 마음과 뜻을 모으고 범국민적, 초당적 합의를 이뤄 평화통일을 위한 확고한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정부는 앞으로 평화통일의 기반구축을 위해 실질적인 대화와 협력의 통로를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며 "특히 이산가족문제는 생존해 계신 분들의 연세를 고려할 때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문제로 이번 설을 전후로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질 수 있도록 북한이 열린 마음으로 응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이산가족 상봉을 우선 제의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은 더 이상 주저하지 말고, 대화에 응해야 한다"며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부터 북한 주민의 삶의 질 향상과 민족 동질성 회복 작업 등에 남북한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여 함께 통일의 문을 열어가길 바란다"고 역설했다.
또 박 대통령은 "튼튼한 안보는 평화통일의 기본 토대"라며 "정부는 한미동맹을 굳건히 유지하면서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내실화하고,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는 일본과의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면서 한러 관계의 안정적 발전을 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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