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한국이 전 세계에서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가격이 가장 비싼 곳인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소비자시민모임은 지난 해 6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세계 13개국 주요도시에서 농축산물·가공식품 25개 품목 42개 제품의 물가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가격 조사 국가는 한국(서울)을 포함해 미국(뉴욕), 중국(베이징), 일본(도쿄), 독일(베를린), 프랑스(파리), 영국(런던), 이탈리아(밀라노), 캐나다(토론토), 호주(시드니), 스페인(마드리드), 네덜란드(암스테르담), 대만(타이베이) 등이다.
그 결과 한국은 42개 제품 중 스타벅스 커피, 칠레산 와인, 탄산수, 쇠고기, 수입 과일 등 35개 제품의 가격이 비싼 순으로 상위 5위 안에 들었다.
특히 스타벅스 아메리카노의 톨 사이즈(355㎖) 기준 한국 가격은 4천100원으로, 프랑스(4천23원), 중국(3천679원), 일본(3천633원), 네덜란드(3천614원) 보다 비쌌다.
국내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가격은 2007년 이후 7년간 24%(800원) 올랐으며, 마지막 인상은 지난 해 7월로 200원이 인상됐다. 이를 시작으로 지난 해 다른 커피전문점들도 커피값을 줄줄이 인상한 바 있다.
반면 아메리카노 한 잔이 가장 저렴한 국가는 스타벅스 본사가 있는 미국(2천477원)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관계자는 "아메리카노의 판매 비중은 전체에서 3분의 1정도로,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이 판매되는 편"이라며 "각 나라별 시장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음료 가격이 정해지기 때문에 가격 차이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칠레산 와인(몬테스알파 까르네쇼비뇽) 역시 한국에서 가장 비싼 가격에 판매됐다. 수입량 증가 등으로 백화점 판매가는 지난 2010년 4만7천 원에서 지난 해 4만3천 원으로 내렸지만,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여전히 가격이 비싸다.
또 탄산수 2개 제품(게롤슈타이너·산펠레그리노)은 2위, 흰우유·미닛메이드 오렌지주스·펩시콜라는 3위에 오르는 등 음료도 전반적으로 한국이 비쌌다.
고기는 국내산과 수입산을 막론하고 한국이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산 쇠고기 등심과 돼지고기 삼겹살은 한국이 13개국 중 가장 비쌌고, 수입 쇠고기 등심 가격도 한국이 3번째로 높았다.
수입 과일은 청포도(1위), 파인애플·자몽·레몬(2위), 오렌지·망고·바나나(3위), 체리·키위(4위) 등 조사한 9개 품목 모두 한국이 13개 국가 중 비싼 순으로 상위 5위 안에 들었다.
특히 지난 해 미국산 체리 수입 가격은 2012년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발효 이후 19% 하락했지만, 국내 유통업체 소비자 판매 가격은 42.4%나 올랐다. 이는 수입 과일을 포함한 수입 농산물이 복잡한 유통구조를 거치면서 유통 마진이 높아져 최종 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소비자시민모임은 "FTA 체결 등으로 국내 소비자 가격이 인하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실제로 소비자는 관세 인하 효과를 보지 못했다"며 "FTA 체결로 관세가 인하되고 수입 물량이 늘어 수입 가격이 내려가면 그 혜택이 최종 소비자에게 직접 돌아가도록 유통 구조 개선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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