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업체 위협 느낀 농심, '우육탕면'으로 승부

[장유미기자] 지난 해 오뚜기·삼양라면 등 후발주자들의 공세로 위협을 느낀 농심이 올해 첫 신제품인 '우육탕면'으로 분위기 역전에 나선다.

13일 농심은 '너구리'보다 굵고 납작한 면발에 소고기, 버섯, 각종 야채와 고추장으로 맛을 낸 '우육탕면'을 출시했다고 발표했다.

농심에 따르면 우육탕면의 면발 굵기는 3.2㎜ 정도로, 일반라면(1.6mm)의 2배, '너구리(2.1mm)'보다 1.5배 두껍다.

농심 관계자는 "50년 동안 쌓은 제면 기술 노하우로 두꺼운 면발 속까지 단시간에 익힐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출시한 우육탕면에 처음 적용했다"며 "우육탕면의 조리시간은 너구리와 마찬가지로 5분(끓는 물 기준)이지만 특별한 면발 덕분에 겉은 부드럽고 속은 쫄깃한 두 가지 식감을 모두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육탕면의 면발은 쫄깃함이 오래 유지되고, 잘 퍼지지도 않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면발의 퍼지는 정도를 측정하는 '식품물성실험'에서도 일반면보다 두 배 이상의 시간 동안 탱탱한 면발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육탕면의 건더기(후레이크) 별첨 스프도 풍성하다. 농심은 형태를 그대로 갖춘 표고버섯과 함께 소고기와 고추장으로 맛을 더해 진한 소고기 샤브샤브의 풍미를 살렸다.

이 같은 농심의 노력으로 우육탕면은 출시를 앞두고 두 차례 진행한 소비자 대상 품질 만족도 조사에서 '쫄깃하고 탱탱한 식감'의 면과 '얼큰하고 진한' 국물이 조화롭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육탕면의 가격은 유통채널 별로 960~1천200원(123g) 수준이다.

농심 관계자는 "최근 조사 결과 연령대가 낮을수록 굵은 면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우육탕면 개발로 이 같은 젊은 소비자의 기호를 반영하는 한편 세계적인 추세에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면발과 특화된 제품으로 국내 시장뿐 아니라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일본라면 업체들과 본격적인 경쟁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농심은 지난 3분기 영업이익률이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1%p 가까이 줄었으며, 후발업체들의 공세로 한때 70%였던 시장점유율이 현재 60%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 관계자는 "지난 해 11월 매출액 기준으로 시장점유율은 62.2%로 크게 떨어진 것은 아니어서 후발업체를 견제하기 위해 신제품을 출시한 것은 아니다"면서 "창립 50주년을 맞아 차별화된 상품으로 업계를 리딩하고자 하는 우리의 의지를 담아 우육탕면을 포함해 올해 5개 정도의 신제품을 선보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국내 라면 시장은 다양한 국물 맛 또는 비빔면과 볶음면 등 색다른 조리형태의 제품들이 부각돼 왔다"며 "이번 우육탕면 출시를 계기로 그동안 라면 스프에 맞춰진 차별화 전략의 초점이 면발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