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G마켓과 옥션을 운영중인 이베이코리아가 네이버 모바일 지식쇼핑에 상품 데이터베이스(DB) 공급을 재개했다.
2013년 6월 네이버의 모바일 플랫폼 제휴 수수료 부과 정책에 반발, 상품 DB를 전면 철수한 지 1년 6개월만이다. 모바일 쇼핑 선점이 급해진 이베이측이 그동안 수수료 문제로 기싸움을 벌여온 네이버에 결국 백기를 든 형국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는 지난 12월 29일과 30일 부터 네이버에 G마켓과 옥션의 상품 DB 공급을 각각 재개했다.
이에 따라 현재 소비자들은 네이버 앱을 통해 이들 쇼핑몰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다. 2013년 6월 DB 제공을 중단했다 1년여만에 재개하고 나선 것.
이는 지난 해 1월 경쟁사인 11번가가 모바일 서비스 강화 및 배송상품 판매 채널 확보를 위해 네이버에 상품 DB 공급을 재개, 좋은 성과를 올리자 이를 견제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 2011년에도 네이버의 막대한 중개 수수료에 불만을 품고 웹에서 철수했다 11번가 등 경쟁사가 선전하자 4개월 만에 재입점한 사례가 있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지난 달 말부터 네이버 모바일에 상품 DB를 다시 제공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높이고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 다양한 채널 제공차원에서 재입점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네이버 관계자 역시 "이베이코리아가 모바일 지식쇼핑에 상품 DB를 제공하게 된 것은 양사간의 필요성에 따라 충분한 협의를 통해 진행된 일"이라며 "쇼핑 관련 검색 비율이 40%인 우리 입장에서도 안정적인 상품 DB 확보로 경쟁력이 더 강화됐다"고 밝혔다.
이베이코리아의 G마켓·옥션, SK플래닛의 11번가 등 오픈마켓 업체들은 지난 2013년 4월 네이버의 모바일 플랫폼 제휴 수수료 부과 정책에 반발, 상품 DB를 전면 철수한 바 있다. 네이버가 당시 이들 업체에게 모바일 판매 수수료를 웹(PC)과 같이 2% 안팎으로 부과하겠다고 통지했기 때문이다.
이후 네이버는 데이터 선별 작업을 통해 이들 업체 상품을 지식쇼핑 화면에서 노출시키지 않았다. 이로 인해 고객들은 G마켓, 옥션, 11번가, 인터파크 등의 상품 구매를 위해 해당 업체 앱이나 PC 웹에 접속해야만 했다.
하지만 인터파크가 2013년 8월 네이버 앱에 재입점하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인터파크에 이어 11번가도 지난 해 1월 재입점하면서 이베이측도 이에 동참할 지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이베이가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동안 지난해 4월 인터파크가 수수료 문제로 재차 철수하면서 지난 연말까지 네이버 앱에 입정한 업체는 11번가 유일했다.
다만 11번가가 이를 뒷심으로 모바일 쇼핑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는 등 효과를 보이자, 결국 이베이측도 뒤늦게 재입점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이베이의 이번 행보를 모바일 쇼핑 시장이 급증하는 추세에 맞춰 모바일 비중을 더 늘리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현재 G마켓의 모바일 비중은 35%, 옥션은 30%로, 모바일 부문에서는 경쟁사인 11번가(지난 달 기준 40%)보다 소폭 뒤쳐진 것으로 평가된다.
또 모바일을 중심으로 급성장 중인 소셜커머스와 경쟁사인 11번가에 자칫하면 시장을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도 한 몫했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쿠팡, 티몬, 위메프 등 소셜커머스들의 모바일 거래액 비중은 70%를 웃도는 등 관련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픈마켓들이 지난 해부터 모바일 중심의 조직개편과 서비스 강화를 통해 사업에 집중한 결과 모바일 부문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베이도 모바일에서 성장 모멘텀을 찾고 있는 만큼 이번 네이버 모바일 재입점도 그 일환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11번가뿐 아니라 소셜커머스, 홈쇼핑 등 다른 유통 채널까지 모바일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며 "이베이측이 네이버에 수수료를 지불하더라도 고객 접점을 넓히는 게 이익이라 판단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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