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13월의 세금폭탄' 논란에 납세자들의 불만이 폭주하자 정부와 국회 모두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금번 연말정산으로 인해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서 송구스럽다"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성난 민심을 달래기엔 역부족이었다.
최 부총리의 기자회견도 대책보다는 설명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최 부총리는 지난 2012년 9월 간이세액표를 '많이 걷고 많이 돌려주는 방식'에서 '적게 걷고 적게 돌려주는 방식'으로 변경한 데 이어 2013년 세법 개정에 따라 소득공제가 세액공제로 바뀜에 따라 환급액이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 부총리는 총 급여 5천500만원 이하 근로자 1천300만명은 세부담이 줄 것으로 예상했으나 일부 '개인적 사정에 따라 불가피하게' 세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면서 향후 간이세액표 개정, 세재개편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최 부총리가 납세자들의 불안을 달래줄 속시원한 해법을 내놓지 못했다는 점이다. 대안 제시 없는 설명만 늘어놓은 데다 그 내용 자체도 전날 새누리당 나성린 정책위 부의장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힌 것과 다르지 않았다.
입법권을 가진 국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민심이 악화되자 여야 모두 세법 개정에 나서겠다고 한 목소리를 냈지만, 구체적 방안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연말정산 세액공제율을 현행 15%에서 20%로 5%포인트 올리는 세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고, 새누리당은 이에 반대하며 출산 공제, 다자녀 추가 공제 등 일부 항목 부활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여야는 다음달 2일부터 열리는 2월 임시국회에서 세법 개정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그러나 연말정산이 3월에 완료돼 실제 소득 계층별 환급액 축소 규모를 정확히 추산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실제 법 개정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또, 야당이 이 과정에서 '서민증세·부자감세' 프레임을 재가동, 법인세 인상을 거듭 요구하고 나설 경우 이를 둘러싼 여야 공방이 재연되면서 정치권이 한동안 연말정산 후폭풍에 시달릴 가능성도 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