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기자] 연말정산 파동이 증세 논쟁으로 불붙으면서 증세론을 공론화하려는 야당과 이를 저지하려는 여당의 공방이 치열하다.
야당은 이번 기회에 재벌 감세 철회와 법인세 정상화를 논의해야 한다며 연일 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증세없는 복지'의 허구성이 드러난 만큼 전면적인 세제 개편을 통해 복지 재원을 마련해야 하며, 조세형평성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법인세 및 부자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사진) 비상대책위원장은 23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이번 연말정산 사태는 새누리당 정권 7년 소득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재벌 감세, 서민증세의 한 단면이자, 정부의 무능한 국정운영의 결과"라고 날을 세웠다.
문 위원장은 "재벌들에겐 세금을 깎아 주면서 봉급생활자들의 유리지갑만을 노리는 정부를 어느 국민이 신뢰할 수 있겠는가"라며 "꼼수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재벌 감세 철회와 법인세 정상화가 그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원혜영 비대위원은 전일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이 "법인세 인상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 것에 유감을 표하며 "증세는 아니라면서 법인세는 올릴 수 없다니 '꼼수 서민증세'라고 부를 수밖에 없겠다"고 일갈했다.
그는 "정부 여당은 법체계를 흔드는 눈속임 보완책으로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지 말고, 법인세 정상화를 축으로 하는 공정한 세제 개편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여당은 이번 연말정산 논란이 증세 논쟁으로 번지는 것을 경계하며, 연말정산 보완책 마련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부자 감세 철회 및 법인세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야당의 주장을 '정치공세형 문제제기'로 규정, 강하게 비판했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최근 연말정산 문제로 증세에 대한 주장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지만, 이 문제는 올해 처음으로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시적인 부작용"이라며 "점차 정교하게 설계를 보강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한다"고 증세론 불끄기에 나섰다.
김 수석대변인은 "야당이 이 틈을 타 법인세 인상을 요구하며 또 다시 국회의 발목을 잡으려 하고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면서 "지금은 증세를 논할 때가 아니다. 정치적 의도가 있는 증세주장은 경제활성화에 오히려 찬물을 끼얹는 행위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지금 국회가 해야 할 일은 남아있는 경제활성화 법안을 모두 처리하는데 박차를 가하는 일"이라며 "한 눈 팔지 않고 제 맡은 바를 묵묵히 해나가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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