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금융투자 분야의 핀테크 기업들이 금융투자업계에 "우리는 업계의 경쟁자가 아니라 보완재"라고 입을 모아 강조했다.
29일 열린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핀테크 시대 도래에 따른 금융투자업권의 대응' 세미나에는 차문현 펀드온라인 대표, 송치형 두나무 대표, 위버플 김재윤 대표가 금융투자분야의 대표적인 핀테크 기업으로서 토론자로 참석해 의견을 전달했다.
온라인 펀드 판매업체인 펀드온라인 코리아의 차문현 대표는 "온라인 펀드슈퍼마켓에서 펀드를 다양하게 구비하고 고객들이 선택하게 했더니 공정경쟁이 구현되고 있다"며 "핀테크로 산업을 잘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자산운용업계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비금융그룹 계열 펀드 운용사들이 판매채널을 확보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1년 전 수탁고가 4천억원에 불과했던 한 중소운용사는 펀드슈퍼마켓을 계기로 1년 만에 수탁고가 6배나 늘어난 2조4천억원으로 확대됐다"며 "핀테크의 힘이 그만큼 크다"고 강조했다.
카카오톡에서 '증권플러스 for 카카오'라는 명칭의 증권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두나무는 브로커리지 분야의 핀테크 기업이다. 송치형 두나무 대표는 "카카오톡과 연계돼 들어온 고객이 25만명에 이르고, 하루 페이뷰가 1천만건으로, 이는 조선일보 웹사이트와 맞먹는 수준"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증권사의 모바일 주식거래시스템(MTS)은 주식 매매 기능이 핵심이지만, 우리는 MTS 거래 기능뿐 아니라, 사용자간의 커뮤니티, 사용자 매매기록과 누적 수익률을 공유하는 것이 포인트"라며 "온라인에서의 매수 추천은 신뢰가 부족한 경우가 많지만, 서비스 시작 후 3~4개월 지나 누적수익률 200% 넘는 사람들이 나오자 커뮤니티의 매매 내역을 참고해 계좌 트겠다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상에서 매수 추천하는 사람의 투자 실력을 눈으로 확인한 효과라는 것이다.
또한 "핀테크는 (주식에 대한 사람들의) 진입장벽을 낮춘다"며 "우리는 증권사와 경쟁하는 기업이 아닌 사용자를 넘기는 기업으로, 주식 거래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만 계좌 개설을 위해 현행법에서는 직접 대면이 필요해 이 과정에서 이탈하는 잠재고객이 많다는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시했다.
온라인 자산관리 회사인 위버플의 김재윤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핀테크, 하면 결제나 송금을 생각하는데 자산관리도 가능하다"며 "작은 금액의 고객은 펀드 가입도 어렵고, 은행·증권사 PB나 투자자문사도 이런 고객은 비용 대비 효과가 낮아 커버하지 못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핀테크에서는 사람이 아니라 인공지능 컴퓨터가 고객의 투자 성향이나 패턴 등을 분석해 자산관리를 위한 조언을 하기 때문에 이런 소액고객들을 소화할 수 있다"며 "이런 서비스가 도입되면 전체 자산관리 시장의 파이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또 "온라인 자산관리 기술 개발의 장애물 중 하나는 관련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금융회사와 제휴해 고객 동의시 고객의 자산운용 상황을 시스템적으로 공유할 수 있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자 가운데, 미국의 간편결제기업 페이팔로 거래를 한 지 10년이 넘는다는 메리츠자산운용의 존 리 대표는 "이베이에서 물건 사며 페이팔을 알게 됐는데 페이팔이 급성장을 했다. 투자하는 입장에서 볼 때, 상상력이 필요하다. 한국에도 이런 회사가 많아야 한다. 법과 제도를 이런 상황에 맞춰줘야 한다"며 "좀더 큰 시야로 어떤 부가가치를 줄 수 있을지 생각하고, 기존의 법을 뛰어넘는 생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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