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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재 많았던 대한민국, 통신사 실적도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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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대비 매출↓ 단통법 이후 회복세에 주목

[허준, 정미하기자] 각종 사회적 악재가 겹쳤던 지난 2014년 통신사들의 실적도 정체를 거듭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시행되면서 통신사들의 마케팅 비용도 다소 줄어든 것으로 집계되며 정부와 업계의 향후 대응도 주목되고 있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실적 정체에는 전반적인 경기 하락과 4분기 단통법 시행으로 보조금 시장도 얼어붙었다는 소비자들의 인식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한다"면서 "연말부터 출시 15개월이 지난 구형 단말기에 출고가 수준의 보조금이 투입되는 등 올해 1분기에는 반전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했다.

상황이 이렇고 보니 증권가의 눈은 올해 1분기로 향하고 있다. 1분기는 설과 입학시즌이 맞물려 휴대폰 교체수요가 늘어나는 시기.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도 안착하면서 이통사들이 결합할인을 비롯해 다양한 요금할인 정책을 본격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통신사들이 지난해 4분기 예상보다는 저조한 실적을 보였지만 올해 1분기부터는 실질적 성장이 예상된다"며 장미빛 전망을 내놓았다.

◆SK텔레콤 '휘청', 마케팅비용 줄었지만 실적도↓

SK텔레콤은 시장 침체 여파로 지난해 4분기 실적도 저조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 공시에 따르면 4분기 매출은 4조2천890억 원, 영업이익은 4천901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기대비 1.8%, 영업이익도 전기대비 8.7% 감소했다.

회사 측은 단통법이 시행되면서 전체적인 마케팅비용은 줄었지만 가입자 유치 부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분기 대비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4분기 SK텔레콤의 마케팅비용은 8천160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1.9% 감소했다. 이 수치는 SK텔레콤이 사용한 최근 2년 동안의 마케팅비용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동안 SK텔레콤의 실적은 마케팅비용이 늘어나면 나빠지고 마케팅비용이 줄어들면 좋아졌다. 하지만 4분기에는 마케팅비용이 줄었음에도 실적도 함께 나빠졌다.

SK텔레콤은 "전반적인 시장 침체가 영향을 미쳤다"며 "단통법 시행 이후 보조금 경쟁 대신 요금과 서비스 경쟁으로 가입자에게 어필하다보니 가입비 폐지, 약정할인 반환금 폐지 등도 실적 하락의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단통법 시행 이후 가입자 1명을 유치하는데 필요한 비용도 높아졌다는 것이 SK텔레콤 측의 설명이다. 4분기에 SK텔레콤의 가입자 모집 수수료는 25만원 수준으로 전분기 대비 8% 가량 늘었다.

◆KT 매출은 감소, 마케팅 비용은 상승

KT의 4분기 매출은 5조7천24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9%, 전분기보다 3.9% 감소했다. 지난 4분기 영업이익 역시 341억원을 기록, 전년보다는 흑자이나 전분기 보다는 89.8% 줄었다. 영업손실은 2천424억원이 발생해 전년대비 55.5% 줄었고, 전분기 흑자에서 손실로 돌아섰다.

지난해 마케팅 비용은 3조1천528억원으로 전년보다 17.6% 늘었다. 단말기유통법이 시행된 지난 4분기에도 마케팅비로 전분기 보다 9.6%, 전년보다 7.5% 늘어난 8천172억원을 사용한 것이다.

2014년 무선사업은 가입자 및 가입자당매출(ARPU) 성장이 지속되며 전년 대비 4.8% 증가한 7조3천14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LTE 가입자는 1천81만명 확보하여 LTE 가입자 비중을 62.4%로 확대하였으며, 4분기 ARPU는 전년동기 대비 9.7% 성장했다.

결국 2014년 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떨어졌지만 실질적인 성장률을 보여주는 ARPU는 높아진 셈이다. 2014년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도 상반기에 투입된 명예퇴직에 따른 비용이 반영된 결과다. 2015년 1분기에는 결국 이보다 나은 매출과 영업이익 상승이 예상된다.

KT 역시 "2014년이 경쟁력 회복의 기반을 마련하는 해였다면 2015년은 그 기반을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가시적인 실적을 보여주는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LGU+, 아이폰 효과 봤지만... 마케팅비용은 '급증'

LG유플러스는 이통3사 가운데 유일하게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전분기, 전년 동기 대비 좋아졌다. 특히 영업이익은 1천906억원을 기록, 합병 후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같은 호실적의 배경으로 단통법 시행에 따른 마케팅비용 감소가 지목되고 있지만 지난해 4분기 LG유플러스가 집행한 마케팅비용은 지난 3분기보다 오히려 늘어난 5천182억원이다.

게다가 이 비용에는 이용자들에게 지급한 보조금이 빠져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3분기까지 보조금도 마케팅비용에 포함됐지만 4분기부터 회계기준을 변경, 보조금을 비용에 포함시키지 않고 매출에서 바로 제외하기로 했다.

기존과 같은 회계기준을 적용했다면 LG유플러스의 마케팅비용은 6천억~7천억원 수준을 기록했을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단통법 시행으로 LG유플러스의 마케팅비용은 늘었지만 지난 4분기에 처음으로 아이폰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공격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 가입자를 많이 확보한 것이 주효했다.

마케팅전략담당 최순종 상무는 "아이폰을 이용하는 고객이 40만명 가량되는데 약 80%가 고가요금제를 이용하는 고객으로 ARPU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허준, 정미하기자 lot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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