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세탁기 파손 사건 합의 '불발'

[민혜정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해 9월 불거진 세탁기 파손사건과 관련해 합의를 시도했지만 결국 결렬됐다.

LG전자가 삼성전자에 유감을 표했지만, 내용과 수위를 놓고 두 회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조성진 LG전자 사장이 지난해 9월 IFA 2014 개막을 앞두고 현지 가전 양판점에서 자사 세탁기 도어 힌지 부분을 고의로 파손했다며 이를 검찰에 고소한 바 있다. 현재 검찰 조사가 진행중으로 LG전자도 명예훼손으로 맞고소 한 상태다.

2일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따르면 두 회사의 변호인단은 지난주초 회동, 세탁기 사건과 관련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가 양측 변호인을 불러 합의를 유도한 것.

LG전자측은 삼성전자에 유감을 표시했으나, 삼성전자는 형식적인 유감 표명 수준으로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해 합의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LG전자도 삼성전자가 사실 관계에서 벗어나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며 합의가 어려웠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가 표명한 유감 수위에 대해선 두 회사 모두 "현재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LG전자 조성진 사장 등을 재물손괴와 명예훼손,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고, LG전자는 이에 맞서 지난해 12월 삼성전자 임직원을 증거위조 등의 혐의로 맞고소 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LG전자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지난 연말 조 사장을 소환해 조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