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가 4일 원내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개헌 이슈에 불을 붙이면서 그동안 무성했던 개헌 논의가 현실화될지 주목된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날 "경제와 민생이 항상 정치 본연의 목적이었지만 정작 경제와 민생의 발목을 잡는 것이 정쟁이고 정치였다"며 "개헌이야말로 경제 활성화의 필요조건이자 민생안정의 충분조건"이라고 개헌 논의에 불을 붙였다.
우 원내대표는 "개헌 논의가 '국정의 블랙홀'이 될 거라는 염려도 있지만 개헌논의는 이미 성숙될 대로 성숙된 단계"라며 "이미 국민과 여야 의원 과반수가 개헌에 동의하는 만큼 이제 결단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인 계획도 제시했다. 2월 임시국회에서 국회 내 개헌특위를 구성해 1년 간 여야가 개헌안을 만든 후 내년 4월 총선에서 이를 국민투표에 붙이는 안이었다.
새누리당은 박대출 원내대변인이 "개헌을 위해 다음 총선에서 국민투표까지 거론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며 지금은 개헌이 아니라 경제살리기에 국력을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았지만 과거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이미 국회에서 개헌을 찬성하는 의원의 수가 과반을 넘었고, 새누리당에도 이재오 의원 등 열성적인 개헌론자가 존재한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도 지난해 10월 상하이 발언으로 청와대의 경고를 받는 등 개헌의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국회 차원의 개헌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에 대해 싸늘한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지금 개헌으로 모든 날을 지새면서 경제활력을 찾지 못하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개헌 논의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도 지난달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개헌이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경제살리기 시기를 놓치면 미래세대에게 큰 고통을 안겨준다"고 해 수면 아래로 내려간 바 있다.
하지만 상황은 바뀌었다. 청와대 비선의혹과 연말정산 대란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원내대표 선거마저 비박계의 승리로 돌아갔다. 대통령의 여당에 대한 영향력이 크게 떨어진 것이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변화'를 내세우면서 대등한 당청관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유 원내대표가 이미 경선 당시 개헌에 대해 "자유롭게 논의는 가능하다"고 한 만큼 국회 차원의 개헌특위가 구성될 수도 있다.
이날 유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당 안에 개헌에 대해 상반된 의견이 있기 때문에 당내 의견을 수렴해서 이야기하겠다"며 "시간이 걸린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여러 현실적인 이유로 본격화되지 않았던 개헌논의가 이번에는 본격화될 수 있을까. 과거보다는 현실성이 높아 보인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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