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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시계 '흐림' 상반기 풀어야 할 숙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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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해법·인가제·OECD 요금 비교 시장 달굴 전망

[강호성, 정미하 기자] 통신산업의 '시계'가 점점 흐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상반기 산적한 통신 관련 정책을 어떻게 풀어갈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최근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와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가 공동조사한 ICT 기업경기동향 결과 1월 ICT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84로 전월(86)대비 2p 하락, 2월 업황 전망BSI도 전월(88)대비 2p 하락한 86을 기록하며 4개월 연속 내려갔다.

지수가 100보다 아래면 전체적으로 경기전망을 어둡게 본다는 것으로, ICT 부문 전반에 걸쳐 경기의 흐름이 우려스럽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조사는 통신·방송·융합 ·ICT기기·SW 등 ICT분야 1천647개 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업계의 우려는 유가 급락, 중국 성장세 둔화, 유럽의 경기 침체 등 대외 변동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국내의 저성장, 저물가, 세제현안이슈 등 국내소비심리가 회복되지 않는 점도 한 몫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 305개 기업(대기업 93개, 중소중견 212개사)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기업들은 '내수회복 불확실성' '기존 사업경쟁력 약화' '규제정책 관련 애로' 등을 3대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기업 내부경영환경 항목의 경우 '기존사업의 경쟁력 약화'(38.0%)를 가장 많이 꼽아 통신산업의 현실과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보조금 해법 등 충격파 큰 사안들 몰려

올해 통신시장 역시 전체 산업과 마찬가지로 정체 수준을 벗어날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 지난 4분기 및 2014년 통신사들의 실적이 발표되면서 증권가에서는 이통사들의 작년 실적이 기대치 이하라는 분석이 줄을 이었다.

올해 통신부문은 특히 시장에 큰 영향을 줄 만한 사안들이 상반기에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지난해 이동통신 시장은 '휴대폰 보조금'이 최대의 화두였다. 10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시행된 이후에는 단통법의 '효과'를 두고 갑론을박이 줄을 이었다. '모두에게 고통을 주는 악법'에서부터 '시간을 두고 효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단통법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한층 커졌다.

실제로 지난해 국회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총 4개에 이르는 단통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새누리당 배덕광, 새정치민주연합 한명숙,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 등이 개정안을 내놓았다.

국회에서 발의된 개정안은 크게 이통사 지원금과 제조사의 보조금을 분리해서 공시하는 '분리공시제 도입'과 '보조금 상한 철폐' 등 두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분리공시는 보조금의 확대와 관계가 없지만 보조금 내역을 투명화하자는 취지. 하지만 분리공시 조항은 제조사 반대에 부딪혀 통과여부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이용자차별을 금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통법 의미를 감안하면 보조금 상한을 둘 필요가 없다는 지적은 공감대를 얻으면서 개선될 여지가 충분해 보인다.

여기에다 일부에서는 단말기 수급방식을 완전히 뒤바꾸는 '완전자급제'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단통법 관련, 2월 국회 때 논의될 가능성은 열려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일정이 확정이 되지 않았다"면서 "단말기 완전자급제 법안은 설 이전에 야당이 발의할 가능성이 있어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가계통신비를 낮추기 위해 도입한 알뜰폰 정책의 후속 대책마련도 시급한 상황이다. 미래부는 최근 현재 8% 수준인 알뜰폰의 이동통신시장 점유율을 10%선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우체국 수탁판매에 힘입어 알뜰폰이 인기를 끌자 이를 통해 통신시장에 요금경쟁 바람을 일으킨다는 전략인 셈이다.

미래부 조규조 통신정책국장은 "알뜰폰을 통해 통신시장 경쟁을 유도해 궁극적으로 통신요금을 인하하겠다는 계획"이라며 "망 도매의무제공사업자 연장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점유율을 1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설명했다.

미래부는 우체국 알뜰폰 수탁판매 사업자를 늘리고 상반기 중 알뜰폰 포털을 개설하는 등 알뜰폰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계산이다.

업계에서는 알뜰폰 확산 드라이브와 함께 사후서비스(AS) 강화 방안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입자 유치에만 몰두해 AS를 소홀히 한다면 소비자 신뢰를 잃게 된다"면서 "알뜰폰은 어디로 연락해 AS를 받는지조차 모르는 이들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알뜰폰통신사업자협회가 최근 이용자보호선언식을 통해 사후서비스(AS)나 24시간 고객센터 운영 등 이용자 불만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지만, 알뜰폰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이 더욱 필요해지고 있다.

◆인가제 폐지, OECD 요금비교도 변수

통신시장의 뜨거운 감자 '요금인가제 존치여부'도 올해 상반기중에는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부는 지난해 지배적사업자(SK텔레콤을 의미)에 대한 요금인가제 개선방안을 내놓으려했지만, 올해 상반기 업무로 미뤄놓았다.

정책기관 관계자는 "요금인가제를 폐지하는데 주저하는 것은 미래부가 이통사들을 콘트롤할 수 있는 여지를 일부라도 남겨둘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라며 "SK텔레콤 역시 인가제가 유지되는 것이 환경변화 리스크가 줄어드는 것으로 판단해 최근에는 폐지에 적극적이지 않은 상황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국회에서 요금인가제 폐지 내용을 담은 법안이 계속 발의되고 있는 것도 미래부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새누리당 권은희 심재철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의원 등이 요금인가제 개선 혹은 폐지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하면서 미래부를 압박하고 있다.

요금인가제는 SK텔레콤이 과도하게 요금을 인상하거나 인하하는 등 시장을 흔들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도입한 정책이지만, 20여년이 지나면서 정책의 실효성이 상당부분 퇴색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미래부의 통신 경쟁상황에 대한 인식과 대처방안에도 업계의 관심이 쏠려 있다.

지난 2013년 7월11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놓은 국가간 이동통신 요금 수준 비교에서 우리나라는 비교대상 국가들 가운데 통신요금이 중간 혹은 중간보다 약간 낮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2년마다 OECD가 조사해 발표하는 '커뮤니케이션 아웃룩'이 공개되면 국내에서는 '가계통신비'가 논란으로 급부상하곤 한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에는 상반기에 공개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대략 6~7월 사이에 공개되지만 올해에는 6월말쯤 OECD 아웃룩이 공개될 가능성도 커 통신요금 문제가 다시 전면적으로 부상할 것"이라며 "통신시장은 상반기 내내 이슈를 달고 다닐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정미하기자 lot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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