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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SW) 라이선스 시대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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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비에 이어 오토데스크까지 '라이선스→구독'

[김국배기자] 소프트웨어(SW) 판매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라이선스(license)에서 구독(subscription) 모델로 중심축이 바뀌는 모양새다.

10년 전만 해도 대부분의 SW 기업은 라이선스 모델로 돈을 벌었으나 이제는 머지않아 이런 형식의 비즈니스는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SW 분야에서 막강한 독점력을 행사하는 대표적인 미국 기업들은 하나 둘씩 구독 모델로 옮겨가고 있다.

라이선스 모델이 제품을 사서 영구적으로 사용하는 반면 구독 모델은 연 단위 계약을 맺고 프로그램을 쓴다.

◆'어도비에 이어 오토데스크까지' 구독 모델 채택

오토데스크는 내년 2월 1일부터 SW를 라이선스가 아닌 구독 모델로 전환한다. 라이선스 모델은 올해로 중단한다.

구독 모델이 적용되는 대상은 우선 '오토캐드(AutoCAD)' '인벤터(Inventor)' '인프라웍스(InfraWorks)' '마야(Maya)' '모션빌더(MotionBuilder)'등 단품 형태로 판매하는 22가지 SW다. 통합 제품군(suite)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차츰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내 라이선스를 구매한 고객은 해당 라이선스를 계속 쓸 수 있다.

오토데스크의 설계 및 디자인 프로그램인 오토캐드는 컴퓨터 설계프로그램의 대명사다. 오토캐드로 만든 설계 도면 파일의 형식인 '.DWG'는 업계 표준이 됐을 정도다. 이 회사의 매출은 2013년 기준 2조5천억원 가량이다.

이보다 앞서 포토샵으로 잘 알려진 어도비는 지난 2012년, 국내에서는 2013년 구독 모델로 전환하며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CC)'를 내놨다.

이는 포토샵, 플래시, 아크로뱃 같은 콘텐츠 생산 SW를 통칭하는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제품군(suite)의 '클라우드 버전'으로 지난해 4분기 기준 유료 가입자가 345만명을 돌파했다. 30가지에 달하는 어도비 CC의 모든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하는 구독료는 월 5만9천400원(개인용)이다. 기업용은 기업규모와 제품구성에 따라 가격이 상이하다.

여기에 더해 어도비는 작년부터 어도비 CC 가입자의 모바일 환경을 지원하기 위해 데스크톱 앱(App)과 연동해 쓸 수 있는 모바일 앱을 연달아 내놓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앱은 어도비 포토샵 스케치, 라이트룸 모바일, 일러스트레이터 드로우 등 약 10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지난 2013년 출시한 클라우드 기반의 '오피스 365'에 라이선스가 아닌 연간 약정 방식의 구독 모델을 적용했다. 오피스 365는 지난해 11월 기준 전세계 가입자가 700만명에 달한다.

구독형 프로그램인 오피스 365의 소기업용 제품군은 1년 기준 18만원에서 52만원 선이며 개인용은 8만9천원, 학생용은 9만9천원이다.

◆저렴한 가격에 원하는 제품, 기간 사용

이들 기업은 구독 모델의 장점으로 경제성을 꼽는다. 개인 소비자나 기업이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고, 원하는 기간만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오토데스크 산업 전략 및 마케팅 부문 앤드류 아나그노스트(Andrew Anagnost) 선임 부사장은 "고객들은 오래 전부터 SW 투자에 대한 더 높은 유연성과 가치 증대를 요구해왔다"고 말한 이유다.

한국어도비 관계자는 "당장 다음 달 사업기회가 줄어들면 신문을 끊듯 구독을 중단할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재무적 타격을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구독 모델로 전환한 SW 기업에도 이점이 크다.

먼저 매월 또는 매년 단위로 일정하게 돈이 들어오니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만들 수 있는 데다 라이선스 관리도 편하다. 김상배 나모인터랙티브 대표는 "요금을 내지 않으면 SW가 구동이 안 되고 기한이 만료되면 다시 돈을 내야 하기 때문에 불법 SW에 대한 우려를 덜 수 있다"고 말했다.

고객에게 추가적으로 무언가를 팔 수 있는 '마켓(Market)'이 만들어진다는 점도 큰 효과다. 기업이 로그인한 고객과 온라인으로 계속 연결돼 있어 콘텐츠 제작 SW 사용자에게 폰트, 비디오, 사운드 등의 유틸리티를 팔 기회가 생긴다는 의미다.

구독 모델은 서버, 네트워크, 스토리지(storage), 개발플랫폼 등을 빌려쓰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과금 방식으로 주로 쓰인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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