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례기자]삼성그룹 계열의 석유화학 및 방위산업 분야 매각, 이른바 삼성과 한화의 빅딜이 방산부문에 이어 석유화학 분야에서도 경쟁당국의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방산분야 기업결합에 대한 조건없는 승인과 달리 석유화학 분야에 대해서는 M&A에 따른 시장 독과점이 심화될 수 있다고 판단, 가격 인상 제한과 이행여부 보고를 조건으로 이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삼성과 한화의 계열사 M&A는 노사협상 등 문제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마무리된 셈이다.
5일 공정거래위원회는 한화케미칼, 한화에너지의 삼성종합화학 인수에 따른 독과점 심화 등 경쟁 제한성이 있다고 판단, 가격 인상 제한 등 시정조치를 부과했다고 발표했다.
한화케미칼은 지난해 11월 한화에너지와 함께 삼성종합화학 주식 각각 27.6%, 30%를 취득하는계약을 체결, 12월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를 했다.
이번 인수는 한화가 삼성의 석유화학·방위산업 부문 계열사들을 일괄 인수하는 빅딜 일환으로 한화는 석유화학 외에도 삼성의 방산계열인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를 인수했다.
공정위는 앞서 방산분야 M&A에 대해서는 기업결합 심사를 통해 시장 경쟁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것으로 판단, 지난달 27일 조건없이 승인한 바 있다.
이번에 석유화학 분야에 대한 기업결합 심사를 통해 가격 제한 등 조건부 승인한 셈이다.
◆석유화학 가격제한 조건부 승인-삼성·한화 빅딜 마무리
공정위에 따르면 한화는 이번 삼성종합화학 및 삼성토탈 인수로 국내 석유화학 시장점유율 50% 이상의 1위(매출액기준) 사업자가 된다.
한화케미칼과 삼성토탈은 현재 공통으로 4개 폴리에틸렌(PE) 제품을 생산중으로 이중 EVA(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의 경우 이번 M&A로 점유율이 68%(판매량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태양전지 필름용․코팅용 EVA의 경우 한화와 삼성측 시장점유율이 각각 90%, 87%에 달해 사실상 양사가 시장을 양분해온 상황이다.
현행법상 M&A로 시장 점유율이 50% 이상, 또 2위 업체와의 점유율 차가 25% 이상인 경우 경쟁제한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번 M&A로 한화케미칼과 삼성토탈의 시장점유율 합계가 높아지고, 경쟁사업자 수도 4개사에서 3개사로 줄어드는 등 시장 독과점이 우려된다는 게 공정위측 판단이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시정조치를 통해 향후 3년간 EVA 국내가격 인상률을 수출가격 인상률 이하로 제한하고, 국내가격 인하율은 수출가격 인하율 이상으로 제한키로 했다. 아울러 매 반기 이같은 시정명령 이행 결과보고서를 공정위에 제출토록 했다.
공정위는 "이번 M&A로 과점체제였던 EVA 시장 독과점이 심화될 수 있는 만큼 시정조치를 통해 일방적인 가격 인상 가능성 등을 방지하고 국내 시장 가격안정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다만 M&A에 대해서는 "기업의 자율적인 사업구조조정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최대한 신속하게 심사했다"고 덧붙였다.
규제당국인 공정위가 삼성과 한화의 방산분야에 이은 석유화학 분야 M&A를 조건부 승인함에 따라 M&A에 따른 필요절차는 사실상 마무리된 셈이다. 다만 삼성측 해당 계열사들이 이번 M&A에 반발하고 있어 실질적인 마무리까지는 상당기간 진통이 우려된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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