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마크 리퍼트 주한 미 대사 피습 이후 여권에서 터져나온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 도입 문제가 외교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피습 이후 여권에서 사드 도입에 대한 이야기가 줄을 이은 가운데 주한미군사령부는 12일 사드를 배치할 한국 후보지들을 비공식 조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주한미군사령부는 최근 문화일보의 보도에 공식 입장을 통해 "우리는 사드 부대가 대한민국에 배치될 가능성에 대한 최근의 보도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면서 "한국에는 사드 시스템이 배치될 가능성이 있는 장소들이 있으며, 미래에 가능한 배치에 대비해 적절한 장소를 찾기 위한 비공식 조사가 진행됐다"고 인정했다.
"사드의 배치 여부 및 배치 장소에 대한 결정은 내려진 바가 없다"고 했지만, 미국의 사드 배치 압력이 높아진 모습이다. 지난해 5월 '월스트리트저널'이 "미 국방부가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을 때는 주한미군과 한미연합사는 노코멘트 한 것과는 달라졌다.
이같은 미국의 입장은 "사드와 관련해 3 NO"라고 한 청와대와 어긋난다.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은 최근 기자들의 사드 도입과 관련된 질문에 "노 리퀘스트(request), 노 컨설테이션(consultation), 노 디시즌(decision)"이라며 "요청이 없었기 때문에 협의도 없었고, 결정도 없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간단하지 않다. 중국이 사드와 관련해서는 분명하고 단호한 어조로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보수 안보 전문 온라인매체인 '워싱턴 프리비컨'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7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드 배치를 거부하는 대가로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을 직접 제안했다.
이는 사드의 한국 배치가 현실화될 경우 경제 보복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제1 교역국이다.
이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3일 추궈홍 주한중국대사의 예방을 받아 눈길을 끈다. 이 자리에서 사드와 관련된 발언이 나올수도 있다.
최근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조만간 의원총회를 열어 사드 도입과 관련된 여당의 의견 수렴을 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 여권 내부에서도 친박계를 중심으로 "공론화는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민감한 사드 도입 문제에 대해 정부와 정치권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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