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검찰이 이명박 정부 시절 해외자원개발 비리 의혹 수사에 본격 착수하면서 새누리당 내 친이(이명박)계의 비판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문제가 있으면 수사해야 한다"는 원칙론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검찰 수사가 이명박 정부를 겨냥하는 양상을 띠자 연일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친이계 좌장격인 이재오 최고위원은 18일 최고중진연석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미 정권이 끝난 지 2년이 지났다. 잡으려면 그 때 다 잡아야지"라며 "수사라는 게 가장 가까운 것, 최근 것부터 해야지 5~6년 묵혔다가 하는 것은 수사 원칙에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검찰이 그 때 바로 권력의 부패를 잡아내야지 그 때 부패는 가만 뒀다가 정권이 바뀌면 한다. 그러니까 정치검찰 소리를 듣는 것"이라며 "현 정권에 부패, 비리가 있다면 지금은 묻어놓고 정권 끝나면 조사하는 꼴이다. 그러니까 국민들이 믿지 않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친이계 정병국 의원은 "문제가 있으면 수사하면 되지만 왜 그걸 (총리) 담화를 하고 수사하는지 모르겠다"며 "총리가 담화를 내고 하니 각종 의혹이 (불거져) 갈등을 일으키는 요인이 되는 것"이라 불쾌감을 표했다.
정 의원은 "조사를 해 보니 역대 정부가 정권 레임덕 현상을 반전시켜보겠다는 의도를 갖고 수사하는 경우가 다 있었다. 그런데 성공한 케이스가 하나도 없다"며 "누가 기획을 했는지 정말 새머리 같은 기획"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다만 친이계는 이 사안에 대한 집단 대응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이번 일이 전·현 정권 대결 혹은 당내 계파 갈등으로 비화하는 것을 경계한 까닭으로 풀이된다.
친이계 의원 모임인 '함께 내일로'가 19일로 예정된 만찬 회동을 돌연 취소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이 의원은 "정례적 모임인데 마치 친이계가 모여 박근혜 정권과 대결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처럼 보도되고 과도하게 정치적으로 해석해 계파 간 대결하는 형식으로 오해되면 안 되니까 연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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