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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위층 결단, 삼성·LG 5개 소송 '종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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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기 소송 등 맞고소 까지 '격화'…대승적 합의 배경 주목

[박영례기자] 국내 대표 전자기업인 삼성과 LG가 양사간 이어져온 법적공방을 끝내는 데 전격 합의했다.

양측은 그동안 세탁기 파손 및 시스템 에어컨 및 OLED 기술 유출 등 관련 민·형사상 총 5건의 소송이 진행중이었다.

그동안 국내외 시장을 놓고 선두다툼을 벌여온 양사는 경쟁이 격화되면서 기술 유출 등 각종 법정시비에 휘말려 왔다. 그러나 중국 및 일본 등 경쟁국 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지는 등 글로벌 경쟁에 집중하기보다 경쟁사 깎아내리기식 과열 경쟁에 더 치중하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적잖았다.

이에따라 이번 법적분쟁 중단 합의는 양측이 소모적인 소송 대신 글로벌 시장에서의 제품과 기술 경쟁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더욱이 양측 소송에 해당 사업 사업수장 등 경영진까지 포함, 갈등이 격화됐었음을 감안하면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양측 최 고위층, 오너의 결단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LG 구본무 회장과 구본준 부회장이 건전한 기업경쟁과 발전을 위해 대승적으로 결정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31일 삼성전자(대표이사 권오현), 삼성디스플레이(대표이사 박동건)는 LG전자(대표이사 구본준), LG디스플레이(대표이사 한상범)와 상호 진행 중인 법적 분쟁을 모두 끝내기로 양사가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양측은 또 앞으로 사업수행 과정에서 갈등과 분쟁이 생길 경우 법적 조치를 지양하고, 대화와 협의를 통해 원만히 해결하기로 했다.

양측 관계자는 "이번 합의는 엄중한 국가경제 상황을 슬기롭게 헤쳐나가는데 힘을 모으고, 소비자들을 위해 제품과 서비스를 향상시키는데 주력하자는 최고경영진의 대승적인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양측인 진행 중인 법적 분쟁에 대해 고소 취하 등 필요한 절차를 밟고, 관계당국에도 선처를 요청할 계획이다.

◆세탁기부터 OLED까지, 진행중인 소송만 5건

현재 양측이 민형사 상으로 진행중인 소송은 총 5건이다.

삼성과 LG간 세탁기 파손 공방을 비롯해 시스템에어컨 영업비밀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간 OLED 기술영업비밀건 등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까지 삼성의 세탁기를 LG측에서 고의로 파손했다는 법적 공방이 진행중이었다.

지난해 9월 세계 가전전시회(IFA) 기간 중 불거진 이번 공방은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의 회심작 '크리스탈 블루' 세탁기를 매장 내에서 조성진 LG전자 가전사업 수장 등 경영진이 테스트를 명목으로 고의 파손했다는 주장에서 비롯됐다.

이 문제로 삼성전자는 같은해 9월 서울중앙지법에 조 사장 등을 업무방해 및 재물 손괴 등 혐의로 수사를 의뢰했고 LG도 명예훼손 등 혐의로 맞고소, 현재 공판을 앞둔 상황이었다. 이에 앞서 LG전자는 검찰 압수수색과 조 사장의 출국금지 등 사태까지 맞는 등 대내외 적으로 이미지에도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이외에도 같은 해 9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경쟁입찰과정에서 삼성측 시스템에어컨 사업계획이 LG측에 유출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12년 불거진 OLED 디스플레이 패널 기술을 둘러싼 유출공방 및 소송은 현재도 진행형이다.

2012년 4월 삼성디스플레이 전·현직 연구원과 LG디스플레이 임원 등이 삼성측 OLED 기술을 LG측에 유출한 혐의로 입건, 올해 2월 LG디스플레이 일부 임원 유죄 판결 및 협력사 대표와 삼성디스플레이 임직원 등 5명이 기소된 바 있다. OLED 기술 유출을 둘러싼 삼성과 LG간 민사 소송은 2013년 양측 합의로 취하된 바 있으나 형사건은 진행중인 상태인 것.

이처럼 3건에 걸쳐 총 5건의 소송이 진행중인 가운데 삼성과 LG간 마찰은 지난해 불거진 세탁기 파손 공방으로 양측이 여론전까지 벌이는 등 더욱 격화, 무리한 과열경쟁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만만찮았다.

삼성과 LG는 현재 스마트폰은 물론 TV와 세탁기 및 에어컨 등 주요 가전 과 OLED 디스플레이 패널 기술에서는 세계 1등을 점하는 등 사실상 이 분야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업체. 국내에서 불거진 소송전이 대외적인 브랜도 신뢰도 등에도 흠집을 내고 있는데다 중국, 일본 등 경쟁업체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소모적인 소송보다 본래의 제품과 기술경쟁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았다.

글로벌 경기 침체 및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 되면서 양측의 자원을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본무 회장 등은 대내외 경영환경이 위축되면서 미국, 중국, 베트남 등 전략지를 찾아 현장을 점검하고 사업의 경쟁력 강화 등을 직접 챙기고 있다. 그만큼 이들의위기의식도 높다는 얘기다. 이번에 양측이 국내 소송을 끝내기로 합의한 것은 이같은 오너들의 결단이 있었던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번 합의에서 양측이 경제적 대가 등을 주고받지 않은 것도 이를 방증하는 대목.

양측 관계자는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지만 조건없이 대승적으로 소송을 끝내는 데 합의한 것"이라며 "이같은 결정에는 최고위층의 의지도 컸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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