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기자] 모바일 게임은 과거 피처폰이 주로 쓰일 때부터 독창적이면서도 독특했다. 모바일 기기에 키보드, 마우스와 같은 정교한 입력 장치가 없는 만큼 이색적인 아이디어로 승부해야 게이머들의 이목을 끌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의 등장과 개발 기술의 발달로 액션 게임처럼 복잡한 조작을 요하는 모바일 게임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이처럼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게임들 또한 그 맥을 이어오고 있다. 모바일 게임 '다크 에코'가 그의 대표적인 사례가 아닌가 한다.
다크 에코라는 제목에서 드러나듯 이 게임은 게이머의 공포심을 자극한다. 화려한 3D 그래픽으로 중무장한 요즘 게임들을 즐기다 다크 에코를 접하면 그 첫인상은 밋밋할 수 있다. 이 게임에서는 징그러운 괴물이나 기이한 귀신이 '직접' 등장하지는 않고 소리의 파동을 묘사한 단순한 그래픽과 앞으로 전진할 때 찍히는 주인공의 발자국이 겉모습의 전부다.
그러나 두 귀는 활짝 열어둬야 한다. 대단히 심혈을 기울인 듯 흔적이 묻어나는 '소리'가 이 게임의 재미를 좌우하기 때문. 뚜벅거리며 어둡기 짝이 없는 공간을 가로지르는 주인공의 발소리와 더불어 정체불명의 괴물이 '그르렁' 거리는 소리. 핏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소리는 담이 작은 게이머의 오금을 저리게 하기 충분한 수준이다.
◆숨막히는 괴물의 추격 따돌려야
게임 방식은 간단하다. 손가락으로 터치한 방향대로 주인공이 이동하게 된다. 또한 '저벅저벅' 발자국 소리가 파동을 형성해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길을 비춰준다. 막다른 곳에 이르면 소리가 되돌아오고 막히지 않았다면 일직선으로 뻗어나간다. 그렇게 막히지 않은 방향을 찾아 주인공을 안내하면 된다.
초반에는 쉽지만 나중에 가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각종 함정이 설치된 외진 골목에 들어서기라도 하면 처절한 비명 소리와 함께 최후를 맞는 주인공을 볼수 있다. 또 주인공을 잡아먹기 위해 덤벼드는 괴물까지 맞닥뜨리게 된다. 괴물 역시 소리의 파동을 일으키며 이를 통해 괴물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다행히 괴물의 이동속도가 주인공보다 느려 충분히 따돌릴 수 있지만, 추격당할 때의 그 쫄깃함과 긴장감은 상당한 수준이다. 특히 막다른 골목에 이를 때의 당혹감이 백미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만큼 이용자의 상상력은 소리와 더불어 한없이 자극된다. 특히 괴물에게 잡힐 때 들리는 비명이 더없이 소름을 끼치게 한다.
다크 에코와 같이 단순한 그래픽 만으로 이정도 공포심을 자극하는 게임은 흔치 않다. 이 게임이 국내는 물론 세계 주요 각국의 오픈마켓 상위권에 오른 비결도 바로 여기에 있지 않았을까 싶다. 한글화도 충실히 구현돼 있으니 슬슬 더위가 찾아오는 요즘 밤잠을 설치는 엄지족이라면 꼭 한번 다크 에코를 접해볼만 하다. 새하얗게 변하는 머릿속을 경험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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