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동영·천정배…4.29, 정치거물 명운 가른다

[채송무기자] 4.29 재보선의 선수들이 속속 무대 위로 등장하면서 주목도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선거는 승패에 따라 여야 차기주자급 거물들의 운명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더욱 의미가 크다.

이번 재보선은 불과 4석에 불과하지만 출마한 이들이 면면은 쉽지 않다. 대표적으로 서울 관악을에 야권의 대선주자를 지냈던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출마했고 광주 서을에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이 출마했다. 여권에서도 인천시장을 지냈고 지난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섰던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이들이 재보선에서 승리한다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나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대표처럼 조명을 받으면서 다시 차기주자로서의 생명력을 이어갈 수 있지만, 패배한다면 엄청난 타격과 함께 상당 기간 다시 장외 생활이 불가피하다.

출마한 정치거물 중 현재로서는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이 가장 우세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조영택 후보를 누르고 1위를 달리고 있다. 반면, 정동영 전 장관과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쉽지 않은 승부를 펼치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의 싱크탱크로 여론조사에 일가견이 있는 여의도 연구원의 재보선 여론조사 결과 새누리당 소속 지역으로 여권 우세지역이었던 인천 서·강화을에서 안상수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신동근 후보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온 것은 새누리당에 충격을 줬다.

그동안 야권 분열로 야권 우세 지역이었던 서울 관악을과 경기 성남중원에서 자당 소속 후보가 선전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여의도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4곳 중 성남 중원만이 새누리당이 안정적으로 앞서고 있고, 서울 관악을에서는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와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권 분열과 불리한 지역으로 평가되던 경기 성남 중원의 우세라는 유리한 구도에도 새누리당이 선거에서 패배한다면 안상수 후보 뿐 아니라 선거를 지휘하고 있는 김무성 대표에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文 '중도 진출' vs 鄭·千 '제대로 된 진보', 유권자의 선택은?

정치 거물들이 대거 출마한 야권은 이번 선거가 더욱 중요하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취임 후 '능력 있는 경제정당' '능력있는 안보정당'으로 보수 측 의제들을 선점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야권의 대표적인 진보 인사인 정동영 전 장관과 천정배 전 장관이 당을 탈당해 선거에 나선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해 재보선에 출마한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과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은 이번 선거가 기회이자 위기가 될 수 있다.

그동안 야권내 대표적 진보 인사로 대선주자로 꼽혔던 이들은 지난 19대 총선 패배와 이후 문재인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등 주자들의 부상으로 영향력이 줄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 전 장관과 천 전 장관은 승부수를 던졌다. 선거에 승리한다면 진보 정치의 상징으로 떠오르면서 다시 차기주자로서의 위상을 회복할 수 있다. 그러나 패배한다면 위상 추락은 불가피하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이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중도 선점 전략에 탄력을 받게 된다. 문 대표가 독자적인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야권연대를 거부한 상황이어서 선거에서 승리하면 더욱 무게가 실리게 된다.

그러나 패배할 경우 상황이 다르다. 출마한 정동영·천정배 전 장관이 외치는 야권 재편에 힘이 실리면서 야권연대를 거부한 문재인 대표는 상당한 상처가 불가피하다.

더욱이 접전 지역인 광주 서을과 서울 관악을이 호남 지역이거나 호남 출신 지역민이 많은 지역이어서 선거 패배는 그간 문 대표의 약점으로 지적돼 왔던 호남 민심에서의 약점을 재확인하게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