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하기자] "앞으로는 동영상으로 메모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그런데 중학생부터 전문가까지 동영상으로 예쁘게 메모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없다. 배우지 않아도 종이와 펜만 있으면 종이에 메모를 할 수 있듯, 동영상 편집도 간편하고 쉽게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게 목적이다."
동영상 편집 소프트웨어 개발사 '뱁션(VAPSION)'이 탄생한 건 서영화(31) 대표가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사용하면서 느낀 개인적인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하는데서 출발했다.
서 대표는 서울대학교 물리학과를 다니면서 미국 MIT대학에서 공개하는 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이를 통해 기초기술에 대한 이해에 도움을 받았던 서 대표는 인터넷 강의 사이트를 만들어 보자 마음 먹었다. 하지만 기존에 나와있던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은 사용법을 배우는데만 한참이 걸렸다.
서 대표는 "어도비에서 만든 프로그램을 써서 인터넷 강의 전문 사이트를 만들려고했지만 너무 어려웠다"며 "서울대 박사 과정을 자퇴하고 창업에 올인했다"고 말했다.
서 대표가 창업에 뛰어든 것은 지난 2012년. 서울대 산업조선공학과 박사 과정 중 학교 후배인 강성부 이사와 당시 여자친구였던 김유미 마케팅부 부장(현재 아내)과 창업에 대한 뜻을 다졌다. 또한 서울대 학과게시판에서 만난 송정훈 부장, 디자인을 담당하는 나아름 부장과 함께 신림동 고시촌에서 1천만원을 가지고 사업을 시작했다.
서 대표는 중학교 3학년이던 1999년부터 2년여간 벤처 기업에서 개발자로 활동한 경험이 있다. 당시 '신비로'라는 사이트에서 HTML5 기반의 웹기반 롤플레이 게임을 올리곤 했던 서 대표는 연세대학교 내부에 있던 벤처에 스카웃됐다. 그곳에서 서 대표는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주말마다 고향이던 광주에서 서울로 올라와 웹기반 프로그래밍을 맡았다.
개발자로 활동한 경험은 '뱁션'이란 동영상 편집 소프트웨어 회사를 만드는데 밑거름이 됐다. 뱁션은 우선 PC에 기반을 둔 동영상 편집 소트프웨어다. 뱁션은 스마트폰이나 캠코더로 촬영한 동영상을 편집하고 자막이나 효과를 넣을 수 있는 것을 돕는다.
스마트 시대를 맞아 '에버노트'는 종이 메모를 대체했고, '인스타그램'은 사진으로 일상을 기록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서 대표는 동영상으로 메모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뱁션'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로 동영상을 촬영하는 것은 일반화됐지만 아직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인 동영상 편집을 초등학생도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서 대표는 "윈도우에 설치돼 있는 '무비메이커'처럼 접근은 쉽지만 동영상 편집과 자막을 입히는 것을 초보부터 전문가까지 누구가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며 "동영상 편집과 자막을 전문가에게 맡겼을 때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돌잔치나 결혼식 등 각종 행사나 1인 영상 제작자, 홍보영상 등 동영상이 필요한 경우가 늘고 있다. 각종 행사에 필요한 동영상을 전문가에게 맡길 때 작게는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하지만 뱁션을 이용하면 누구나 자신만의 동영상을 쉽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서 대표의 설명이다.
서 대표는 "뱁션 사용법은 간단하다"며 "원 클릭만으로 동영상을 불러와 편집부터 자막을 삽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서 대표는 일반인뿐만 아니라 동영상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방송국에서도 뱁션을 사용할 경우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기존에 나와있던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의 가격은 수천만원선. 여기다 전문업체에 맡길 경우 자막 150개에 10만원 등 시간과 개수별로 계약이 맺어진다. 반면 뱁션은 폰트와 디자인을 무제한 사용할 수 있는 1년짜리 전문가용 상품을 36만원에 제공하고 있다.
서 대표는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2013년 6월이후 올해 2월까지 10대부터 70대까지로 구성된 20만명의 가입자를 모았다"며 "학생부터 전문가까지 동영상으로 예쁘게 메모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꾸준 히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미하기자 lot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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