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청년실업의 원인에 대한 정부·재계와 국민들의 인식이 상이한 것으로 파악돼 주목된다.
17일 경제개혁연구소(소장 김우찬 고려대 교수)가 발표한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국민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년 실업 문제의 가장 큰 원인에 대해 응답자의 31.0%가 '중소기업 취업을 기피하는 청년들의 인식'이라고 답했다.
그 뒤를 '정부의 정책실패'(23.1%), '신규채용에 소극적인 대기업의 고용정책'(21.6%), '정규직 근로자들의 고용경직성'(15.9%) 순의 답변이 이었다.
연구소는 "정부와 재계가 '정규직 근로자들의 고용경직성'을 청년실업 문제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진단하고 있으나, 국민들은 '청년들의 인식'이나 '정부 정책 실패'를 보다 큰 원인으로 꼽았다"고 지적했다.
청년실업 문제 설문 답변은 세대별로 다른 양상이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청년실업의 직접적 당사자인 20대 계층은 '정부정책 실패'(30.1%)를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했고, 다른 연령 계층에 비해 '청년들의 인식'(25.5%) 응답율은 낮고 '정규직 근로자들의 고용 경직성'(20.5%) 응답율은 높았다.
특히 대학을 졸업하고 실제로 취업 활동을 벌이고 있는 25~29세 청년들의 경우에는 '정부 정책 실패'(40.8%) 응답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의견으로는 응답자의 55.2%가 '저소득층 생계 보장과 경기활성화를 위해 대폭 인상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중소기업의 인건비 부담으로 고용 위축 우려가 있으므로 과도한 인상은 자제해야 한다'는 응답은 39.4%였다.
응답자를 연령, 학력, 소득, 직업, 정치성향 등으로 분류해 살펴보면, 거의 모든 계층에서 '대폭 인상'을 지지하는 비율이 보다 높게 나왔다. '과도한 인상 자제' 응답율이 '대폭 인상'보다 높은 계층은 60대 이상,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 지지, 자영업자 등 일부에 불과했다.
연구소 측은 "60대 이상과 박근혜 후보 지지 계층은 보수 성향이라는 공통점이 있고, 자영업자의 경우에는 고용주로서 느끼는 부담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정부의 기업정책에 대한 인식에서는 지난해 4분기 조사에 비해 "모름·무응답' 비율이 8.7%에서 14.5%로 높아져 '대기업 중심'과 '중소기업 중심' 응답율 모두 다소 하락했다. 세금정책에 대해서는 74.8%가 '부유층에 유리하다'고 응답했고, '서민층에 유리하다'는 응답은 14.5%로 집계됐다.
◆정부 경제민주화 정책, 부정적 평가 비율 높아져
현 정부의 경제민주화 정책에 대한 평가점수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31.0%가 C학점을 불렀다. 다음으로 23.4%가 B학점, 17.6%가 D학점, 16.2%가 F학점을 줬고, 6.3%가 A학점을 매겼다.
비교적 긍정적인 점수인 A학점과 B학점을 합한 비율이 29.7%, 중립적으로 보는 C학점이 31.0%, 부정적으로 평가한 D학점과 F학점을 합산한 비율이 33.8%로, 작년 3분기 조사(A+B 31.6%, C 32.7%, D+F 29.7%)에 비해 부정적 평가의견 비율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수치로 환산(A학점: 4점→F학점: 0점)한 점수 역시 1.75점으로 작년 3분기(1.79점)보다 약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경제정책 비판 및 대안제시를 잘하는 집단은 언론사 20.0%, 비영리단체(NGO) 및 민간연구소 19.7% 순으로 답변했다. 작년 3분기에는 '없다'는 답변이 23.8%로 가장 많았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11.7%로 떨어졌고, '언론사'(14.9%→20.0%), '야당'(4.4%→7.2%) 응답율이 상대적으로 올라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조사는 경제개혁연구소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만19세 이상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지난 13일 하루 동안 전화 및 휴대전화 설문방법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3.1%p(신뢰구간 95%)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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