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또 다시 팬택이 벼랑 끝에 몰렸다. 최근 인수 의향 의사를 밝힌 업체 3곳이 모두 자격 미달로 나타나 매각 절차가 재차 중단된 것. 청산 가능성이 높아져 우려된다.
20일 서울 중앙지방법원은 "최근 제출한 3곳의 팬택 인수의향서(LOI)를 검토한 결과, 기재사항 미비 등 (인수의향서가) 유효하지 않다"며 "실질적인 인수의사나 능력이 없다고 판단, 이에 따른 후속 절차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업체명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국 업체 1 곳, 국내 업체 2곳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은 다시 매각을 추진할 지, 청산 절차를 밟을지는 채권단 등과 협의후 결정하기로 했다.
이번 매각작업까지 무산되면서 팬택은 회생보다 청산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법정관리에 돌입했을 때 팬택이 버틸 수 있는 있는 시한을 올 봄까지 보는 전망이 많았기 때문이다.
◆남은 시간 2주, 24년 벤처 신화 끝나나
부채만 1조원인 팬택은 이번 매각까지 무산되면서 골든타임 종료가 임박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팬택은 지난해 8월부터 매각 작업을 진행해 왔으나 잇따라 실패, 청산 가능성 등 위기감이 어느때보다 높은 상태였다. 실제로 지난 3월에는 인수 의사를 밝혔던 미국 자산운용사 원밸류에셋매니지먼트가 매각대금을 납부하지 않으면서 결국 매각이 무산된 바 있다.
앞서 지난해 8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팬택은 석 달후 공개 매각 입찰을 진행했지만 참여 업체가 없어 험로를 예고했다. 한때 매각 주간사가 산정한 팬택의 청산가치(1천505억원)가 계속기업가치(1천114억원)보다 높아 청산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치닫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올 정도였다.
그러다 법원이 매각쪽에 다시 한번 힘을 실어줬고 이후 매각주간사를 통해 원밸류에셋 컨소시엄과 수의계약을 추진했으나 실패하기도 했다.
마지막이라 할 수 있는 이번 입찰에 인수 희망업체가 나서면서 팬택은 청산이라는 최악의 사태는 피할 수 있다는 희망을 봤지만, 재차 좌절되면서 회생이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사실 이번 매각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업체가 미국 SNS 업체, 국내 부동산 업체, 국내 개인 투자자 등으로 알려지면서, 재무능력이나 제조경험이 없어 본입찰까지 순탄치 않은 과정을 예고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공개 매각 때도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던 국내외 업체들도 한 달 후 본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팬택이 버틸 수 있는 시간이 거의 남지 않았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매각을 다시 추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우려했다.
법원이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청산을 결정하기까지는 2~3주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동안 인수 의향을 밝히는 업체가 나타나는 기적을 바라는 수 밖에 없다.
팬택 관계자는 "이번 매각 절차가 중단된 후 아직까지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이후 과정은 법원 결정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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