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 휘말린 이완구 국무총리가 전격 사퇴하면서 정치권에 몰아치던 회오리도 다소 잦아드는 모양새다.
그러나 이 총리 외 허태열·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이병기 현 대통령 비서실장, 유정복 인천시장, 서병수 부산시장,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 홍준표 경남지사 등 박근혜 대통령 측근이 대거 연루된 사안인 만큼 파장이 완전히 가라앉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여당인 새누리당은 "이제 정쟁을 중단하고 국회에서 민생과 경제살리기에 힘을 모으자"(원유철 정책위의장)며 진화에 나섰지만,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번 사건을 '친박 비리 게이트'로 규정, 전선을 확대하고 나섰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2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총리 사퇴가 끝이 아니라 시작에 불과하다"며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국민의 입장에서 친박 비리 게이트를 철저하게 파헤치겠다"고 공언했다.
당 '친박 게이트 대책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전병헌 최고위원 역시 "이 총리 사퇴는 친박 비리 게이트의 시작일 뿐이다. 검찰은 8인방에 대해 선(先) 수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후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 ▲관련자 출국금지 등 엄정 수사 ▲국회 운영위원회·안전행정위원회 개최 등을 요구하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하기도 했다.
당장 여야는 이날 원내대표 주례회동에서 운영위, 안행위 개최 문제를 놓고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 여야 원내대표 주례회동에서 개최 자체에는 합의했지만 출석 증인에 대해서는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운영위에 이병기 비서실장을 비롯해 허태열·김기춘 전 비서실장을, 안행위에 유정복 인천시장, 서병수 부산시장, 홍준표 경남지사를 각각 출석시키자고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새누리당은 검찰 수사 후 현행 상설특검법에 따라 특검을 도입하자고 제안할 것으로 보이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이 부정적이어서 의견 조율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운영위, 안행위가 열리면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공무원연금 개혁, 연말정산 대책 입법,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 관련법, 경제활성화법 등 4월 임시국회 현안이 관심 밖으로 밀려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4.29 재보궐 선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고, 여야가 총력전에 나섰다는 점도 현안 논의에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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