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안전성 논란으로 영업정지를 맞은지 133일이 지난 제2롯데월드가 이르면 다음달로 예정된 서울시의 수족관·영화관 재개장 결정을 앞두고 28일 각계 외부 전문가와 함께 현장 설명회를 가졌다.
이번 설명회에서는 문제가 됐던 현장을 언론에 공개해 안전성을 인정받고 속히 재개장 승인을 받고자 하는 롯데 측의 강력한 의지가 엿보였다.
이날 제2롯데월드 안전관리위원회는 서울시와 국민안전처의 요구대로 안전조치가 강화되고 보완된 아쿠아리움과 시네마 시설을 처음 공개했다.
이 자리에는 롯데월드몰 시설 점검 총괄을 맡은 대한건축학회 홍성걸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를 비롯해 오상근 서울과학기술대 방수기술연구센터 교수, 박홍근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 이상현 단국대 건축공학과 교수 등이 참석했다.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는 "그동안 롯데월드몰과 롯데월드타워에서 발생한 사고로 서울 시민에게 많은 심려와 불편을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큰 바위가 아닌 작은 돌부리에 넘어진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과거를 거울 삼아 공사현장과 매장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완벽할 수 없지만 서울시와 국민안전처의 보완요구를 이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장기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입점업체들을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정부의) 현명한 결정이 내려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영업정지 4개월째…입점업체 피해 가중
제2롯데월드는 지난해 여러 사고들이 발생하며 불안감이 고조되던 중 12월에 수족관 4개소의 누수현상과 영화관 진동으로 관객들이 대피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안전성 논란이 극에 달했다.
또 같은 달 16일 콘서트홀 공사 중 인명사고가 발생하면서 다음날(17일)부터 현재까지 서울시가 영화관과 수족관 전체에 대한 사용제한 조치를 내리면서 이곳을 찾는 이들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롯데물산에 따르면 집객효과가 큰 부대시설인 수족관과 영화관 운영이 중단된 후 일 평균 방문객 수는 개장 초기인 지난해 10월 10만여 명에서 올해 4월 현재 6만여 명으로 40% 가량 감소했다.
매출 역시 내방객 감소분만큼 감소했다. 업계에 따르면 7개 롯데 계열사가 입점한 롯데월드몰의 지난달 매출액은 약 950억 원으로, 이 중 550억 원은 면세점 매출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의 월 평균 매출이 1천500억 원 수준임을 감안할 때 현저히 낮은 수치다.
또 개장 초기 6천200명에 달했던 롯데월드몰 입점업체 근무인원도 현재 5천명으로 줄어들었다. 콘서트홀도 공사가 약 4개월간 중단되면서 당초 예상했던 9월 개관이 사실상 불가능해져 사전 초청했던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의 공연이 무산돼 수십억 원의 위약금이 발생했다.
롯데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의 지시에 따라 입점업체들의 임대료 감면과 외식 브랜드 매장 운영비 면제 등을 통해 100억 원 가량을 지원했다"며 "통합마케팅을 통해 쇼핑몰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으나 아쿠아리움과 시네마의 영업중지로 인해 발생한 피해를 상쇄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수족관 수조 보수 완료…"누수 시에도 변전소 안전"
제2롯데월드 안전위는 지난해 12월 아쿠아리움 수조벽 4곳에서 발생한 누수현상을 발견하고 즉시 미국과 대한건축학회의 방수전문가들과 즉각적인 원인 파악에 나섰다.
이후 수조벽 실란트에 문제가 있음을 파악한 안전위는 미국의 전문 다이버 팀과 함께 기존 실란트와 수조 내 방수재를 새롭게 시공해 누수가 발견됐던 부분의 보수를 완료했다.
또 안전위는 수조 설계와 구조재 시공 상태를 전면 조사해 안전성 검토를 마쳤으며 수조에 누수 감지 필름을 설치하고 중앙 관제실과 연결시킨 누수 자동방지 모니터링 시스템도 구축했다.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이날 설명회에서 일각에서 제기한 수족관 아래층의 변전소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수족관을 점검한 국민안전처도 최근 롯데 측의 보완조치로 수족관 각 구조에 큰 결함이 없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오상근 교수는 "언론에서 보도한 것보다 실제 진단에 임했을 때 수족관 누수현상이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다"며 "갑자기 붕괴해서 수족관에서 물이 쏟아져 나온다 해도 남측과 북측에 차수문이 설치돼 지하 변전소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확률적으로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윤명오 서울시립대 도시방재안전연구소 교수 역시 "서울에 있는 변전소 대부분이 야외나 공원 지하 같은 곳에 있다"며 "악천 후에 노출된 야외 변전소에도 제기되지 않는 안전 문제가 방수 설비를 갖춘 제2롯데월드 변전소에 대해서만 거론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영화관 진동은 해프닝"…전 영화관 완벽 보완
롯데월드몰 내 영화관에서 진동이 느껴져 관객들이 대피하는 일이 생긴 후 롯데 안전위는 대한건축학회와 바로 조사에 들어갔다. 그 결과 구조적인 안전문제가 아닌 설계 당시 세심하게 신경 쓰지 않아 생긴 해프닝 수준이었다고 전문가들이 설명했다.
롯데물산 김종식 상무는 "당시 영화관에서 발생한 진동은 바로 위에 위치한 ‘4D 상영관’에서 고출력 우퍼 스피커(저음용 스피커)가 울리면서 진동이 아래층 영사기까지 전달돼 발생한 일"이라며 "서울시 자문의견에 따라 곳곳에 방진패드를 설치했다"고 말했다.
안전위는 우선 4D 상영관인 19관 우퍼 스피커와 객석 아래 방진패드를 보완하고, 아래층인 14관의 영사기를 천장과 분리했다. 이 같은 조치 후 화면 떨림은 25.4mm에서 1~3mm 수준으로 낮아졌다.
또 안전위는 공학적 측면이 아닌 관객의 심리적 오해라고 판단해 영화관 보완 조치 후 시민들을 상대로 영화시연과 설문조사까지 마쳤다.
이상현 교수는 "윗층 영화관 스피커의 진동에 의해 영사기가 흔들리면서 스크린이 흔들리자 관객들이 이것을 진동이 발생했다고 여긴 것"이라며 "롯데월드몰 내 21개 영화관 모두 조사했지만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롯데는 지난해 공사 현장에서의 사고로 공사중지 명령이 내려진 콘서트홀도 안전점검을 마치고 이달 초 고용노동부와 서울시에 공사중지 해제를 요구한 상황이다.
제2롯데월드 송도헌 안전상황실장은 "이번 현장 공개는 시민들이 가진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시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공사 안전관리에 더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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