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4.29 재보궐 선거 이후 검찰의 '성완종 리스트' 수사에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수사 진행 상황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부담을 털고 수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성완종 리스트를 수사 중인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현재까지 확보한 성 전 회장의 일정표와 해당 장소 CCTV 분석, 박준호(49·구속) 전 경남기업 상무·이용기(43·구속) 홍보부장의 진술 등을 토대로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최근 행적에 대한 복원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향후 수사팀은 이러한 증거물을 바탕으로 리스트에 언급된 8명에 대해 직접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첫 번째 '타깃'은 이완구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 경남지사의 주변인물들이다. 수사팀은 이 전 총리와 홍 지사의 핵심 측근 3명을 각각 특정하고 이르면 다음주 이들에 대한 소환 조사를 차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 전 총리와 홍 지사는 이들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소환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리스트에 언급된 나머지 6인에 대한 수사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그러나 정치권과 검찰 안팎에서는 여당인 새누리당이 재보선에서 압승, 정국 주도권을 거머쥔 만큼 성완종 리스트 파문도 더 이상 확산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은 "어떤 경우에도 성완종 파문을 덮을 생각이 없다"(김무성 대표)는 입장이지만, 당장 공무원연금 개혁 합의를 이끌어내는 등 국정 현안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상대적으로 주춤하는 분위기다.
야당 역시 선거 참패에 따른 내홍에 집중하느라 성완종 리스트 파문 특검 요구 등 대여(對與) 공세에 힘을 쏟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검찰 수사가 이 전 총리와 홍 지사에 대한 의혹 해소 수준에서 마무리되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이들 외 리스트에 언급된 6명에 대해서는 증언이나 추가 증거 확보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점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