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중국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어 한국의 차별화된 수출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5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정규철 연구위원은 '추격 관점에서 살펴본 한중일 수출경쟁력의 변화'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주요 수출품목에서 중국의 수출잠재력이 높아지고 있어 향후 중국의 추격이 우리나라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시사하는 반면에, 우리나라가 일본을 추격해 가는 속도는 점차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품목 구성이 기계 및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는 면에서 1990년대 초 일본과 유사하며, 90년대 들어 일본의 주요 수출품목에서 후발국가의 추격을 받으면서 시장점유율이 하락했던 모습이 2000년대 들어 우리나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 연구위원에 따르면 80년대까지 수출시장을 주도하던 일본의 시장점유율은 90년대 초반 9%대를 정점으로 하락을 시작해 최근에는 3%대까지 추락했다. 같은 기간 중국의 점유율은 2% 내외에서 10% 이상으로 크게 확대됐다. 우리나라는 90년대 초반 2% 정도에서 2010년에 3%까지 올라간 후 최근까지 3% 내외에서 유지되고 있다.
문제는 사무용 기계 및 자동자료처리장치, 통신 및 녹음기기 등의 시장점유율에서 한국은 상대적으로 하락하고, 중국은 높아졌다는 점이라는 지적이다. 게다가 이 같은 부정적 영향은 점차 확대되는 측면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향후 주요 수출품목에서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 정 연구위원의 판단이다.
이에 중국이 쉽게 복제할 수 없는 창의적이고 핵심적인 역량을 개발•발전 시킬 필요가 있다고 정 연구위원은 분석했다.
일본의 경우, 후발국가의 추격을 받으며 수출시장 점유율이 전반적으로 하락했으나, 기계, 금속공작용 기계, 도로주행 차량, 사진장치, 광학용품 및 시계 등 창의적인 고급기술을 요하는 부분에서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모습을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위원은 따라서 "우리나라도 선진국을 모방•추격하던 전략에서 벗어나 기술개발을 선도하며 후발국가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 사회가 보유하고 있는 노동 및 자본 등의 한정된 생산자원이 '비교우위가 없는 산업'에서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는 산업'으로 신속히 이동하지 못할 경우, 경제 전반의 생산성이 저하되고 산업간 양극화가 심화될 우려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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