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홍준표 경남지사가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1억원을 받은 혐의와 관련, 검찰 소환 조사 이후에도 언론 등을 통해 적극 해명하는 모습이다.
홍 지사는 2011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 경선 당시 당에 기탁한 1억2천만원 가운데 1억원을 성 전 회장에게 받았다는 의혹으로 지난 8일 검찰에 출석해 17시간이 넘는 조사를 받았다.
이와 관련, 홍 지사는 11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기탁금 1억2천만원의 출처에 대해 "집사람 비자금"이라며 "변호사를 11년이나 했고 국회 운영위원장 시절 국회 대책비로 한 달에 수천만원씩 나오는 돈에서 쓰고 남은 것을 모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홍 지사는 "집사람이 은행원 출신"이라며 "(집사람이) 대여금고를 빌려 2011년 6월 당시 3억원 가량을 가지고 있다가 경선 기탁금 1억 2천만원을 5만원권으로 내줬다. 아직도 1억 5천만원 정도 남아 있다고 한다"고 밝혔다.
홍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같은 취지의 글을 올렸다.
홍 지사는 "1995년 11월부터 2005년 12월 말까지 10여년 간 변호사 활동을 했고, 그때 번 돈 중 일부를 집사람이 자신의 비자금으로 모았다"고 말했다.
또 "2008년 여당 원내대표를 할 때 국회 운영위원장을 겸하기 때문에 매달 국회 대책비로 4천~5천만원씩 나오는데, 쓰고 남은 돈을 집사람에게 생활비로 주곤 했다"며 "집사람이 그 돈을 모아 비자금으로 만들었다. 2004년 8월부터 우리은행 대여금고를 빌려 2011년 6월 당시 3억원 가량 가지고 있다가 경선 기탁금이 커 돈 좀 구해달라고 부탁하니 1억2천만원을 5만원권으로 내어줘 기탁금을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지사는 "아직 돈이 1억5천만원 정도 남아 있다고 한다"며 "지금은 잠실 집 근처 우리은행에 대여금고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번 수사 때 오해받을까 겁이 나 남은 돈은 언니 집에 갔다 놨다고 한다"고 부연했다.
홍 지사의 주장대로 기탁금 1억2천만원의 출처가 성 전 회장이 아니더라도 이 같은 해명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른 재산신고에서 '집사람 비자금'을 누락했다는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다.
실제 홍 지사는 "일부 재산등록 과정에 잘못된 점은 있지만 검찰이 수사를 해 보면 알 것"이라며 "그 돈을 부정한 돈으로 오해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은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 3월 관보를 통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홍 지사는 아내가 숨겨놓았다는 '비자금'을 신고하지 않았다"며 "얼마나 다급했으면 위법 사실을 뒤늦게 고백했을까 싶다"(강선아 부대변인)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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