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기자]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와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인상 문제를 두고 여야가 '50% 덫'에 빠지면서 대치 국면이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인상'을 명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고, 이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은 '반 의회주의 폭거"라고 강력 항의하면서 공무원연금 개혁안의 처리가 어려워진 상황이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1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우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명목소득대체율 50%를 포함시키지 않는 사회적기구 운영에 관한 국회 규칙안으로 협상하자는 방침을 정했고, 야당도 입장이 변한 게 전혀 없다"면서 "당분간은 합의가 쉽지 않은 소강 상태가 계속될 걸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공무원연금 개혁은 지난 6일 여야 간 의견 차이로 처리가 불발된 이후 지금은 양 측의 입장이 완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서 협상 타결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민생 법안과 공무원연금법은 당연히 투트랙으로 분리하는 게 원칙"이라고 야당의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여당의 '50% 명기 불가' 결정에 대해 "첫 원내대표 간의 합의안 잉크가 마르기도 전 합의내용을 새누리당 지부도에서 손바닥 뒤집듯 뒤엎은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은 모든 것을 파기 중이다. 상대방 존중도 국민도 안중에 없다"면서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 여야간 합의가 청와대 가이드라인에 따라 뒤집히는 일이 되풀이 되면 국회는 유명무실해지고 설 자리를 잃는다"고 지적했다.
공무원연금 개혁 특위에서 양당 간사를 맡아 논의를 주도했던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강기정 의원도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50%' 논란에 가세했다.
조원진 의원은 "지난 4월 27일 공무원 3개 단체가 가져온 합의문에는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50%'라는 숫자가 명시되어 있지 않았는데, 야당이 갑자기 '50%'라는 숫자를 들고 나왔다"라며 "공무원연금 개혁을 하지 않겠다는 외부세력의 압력이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야당 지도부와 전혀 합의하지 않고 정국을 교착상태로 빠뜨리려는 일부 강경세력의 입장이 반영된 것인지 밝혀야 한다"고 야당을 압박했다.
그는 "2060년이 되면 국민연금 기금이 고갈되기 때문에 사회적 기구를 만들어서 대책을 세워보자는 것이 새누리당의 입장"이라며 "야당은 숫자의 틀에서 벗어나 대승적인 차원에서 5월2일 여야 대표·원내대표 합의안에 대한 답을 내놓을 때가 됐다"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강기정 의원은 "지난 5월2일 합의서는 공무원연금법, 인사정책, 국민연금 관련 등 세 가지를 한 세트로 합의 한 것"이라며 "어느 하나라도 지켜지지 않으면 다른 것도 모두 무효가 된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 논란을 풀어내는 길은 단순하다. 새누리당이 당장 5월2일 합의서를 이행을 하든 혹은 파기하든 선언을 하면 된다"면서 "파기한다면 지금부터 130일 전으로 다시 돌아가 공무원연금개혁안을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맞불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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