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정치인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정치인들의 잘못된 관행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홍준표 지사는 지난 2011년 한나라당 대표 경선 당시 자금 중 해명되지 않은 1억2천만원에 대해 '아내의 비자금'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비자금 출처였다. 홍 지사는 이에 대해 "여당 원내대표는 국회 운영위원장을 겸하고 있어 매달 국회 대책비로 나오는 4천만~5천만원 중 쓰고 남은 돈을 집사람에게 생활비로 줬고, 이를 모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여당 원내대표에게 주어지는 특수활동비를 언급한 것이다. 원내대표단에게 나눠주는 활동비와 각종 원내 행정국 운영 자금이 포함돼 있다고 알려진 이 돈은 영수증 처리도 하지 않아 비판을 들어왔다.
홍 지사는 민감한 공천 헌금 이야기도 꺼냈다. 홍 지사는 지난 11일 기자들에게 "17대 총선 공천심사위원 시절 영남의 한 의원이 '5억 원을 줄 테니 공천을 달라'고 해 내가 '16대 때는 20억 원을 준 것으로 아는데 왜 5억 원이냐'고 하니까 즉각 '20억 원을 준다'고 하더라"며 "그래서 내가 공심위에 보고하고 (해당 의원을 탈락시키는) 공천을 바로 했다"고 말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자금 1억원을 홍 지사에게 전달한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이 돈 성격을 '2012년 총선용'이라고 한 것에 대한 대응이었다. 홍 지사는 "1억 원 이야기하는데 이는 정치권에서 광역의원 공천하는 돈도 되지 않는다"고 했다.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려는 의도지만 과거 새누리당 공천 과정에서 공천헌금이 있었음을 밝힌 것이어서 파문이 적지 않다.
홍준표 지사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여당 원내대표로서 국회 대책비가 나오고 상임위원장인 국회 운영위원장으로서 급여성격의 직책 수당이 나온다"며 "그 직책수당이 개인에게 지급되는 돈인데 그 돈 중 일부를 집사람에게 생활비 조로 지급했다는 것을 두고 예산 횡령 운운하는 것은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에서는 불쾌감이 역력하다. 과거 '차떼기 정당' 논란을 겪었던 여당에 또 다시 부패 이미지가 씌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무성 대표는 이에 대해 "워낙 한심해서 할 말이 없다"면서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다"고 실망감을 표했다.
그러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수사 과정을 통해 정치권과 기업인의 부적절한 연계가 드러남과 동시에 공천 헌금, 여당 원내대표의 '쌈짓돈 식 자금' 등의 과거 정치권의 잘못된 관행이 수면 위로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사건이 우리 정치권의 잘못된 관행을 고쳐나가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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