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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vs 팀 쿡, 불붙은 '페이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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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IT 금융 거물들과 회동, 결제 서비스 확대 '총력'

[민혜정기자] 삼성전자와 애플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 이른바 '페이(pay)' 전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이 싸움에는 두 회사의 수장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까지 직접 나서 맞붙은 형국.

실제로 이 부회장과 팀 쿡 CEO는 모바일 결제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직접 중국, 미국 등을 찾아 IT, 금융 업체들과 자사 결제 서비스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갤럭시폰과 아이폰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했던 두 회사가 이제 모바일 결제 시장 패권경쟁을 본격화 하고 나선 셈이어서 주목된다.

팀 쿡 애플 CEO는 지난 12일 중국을 공식 방문했다. 팀 쿡 CEO는 이번 방문에서 애플페이의 중국 시장 진출, 환경 보호를 위한 투자 계획 등을 밝혔다.

팀 쿡 CEO는 방중 기간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애플페이의 중국 시장 론칭을 원하고 있고, 미국보다 중국 시장에서 더 성과가 기대된다"며 "알리바바, 중국 은행들과 애플페이의 중국 진출을 협의했다"고 말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 '알리페이'는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의 40~5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애플페이가 알리페이와 통합된다면 애플은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을 잡기 쉬워진다.

팀 쿡 CEO는 이같은 중국 시장 공략 강화를 위해 중국 정부에 '산림 조성'이라는 당근을 내밀기도 했다. 애플은 세계자연보호기금(WWF)과 함께 약 5년간 중국 전역에 12억평 규모의 산림을 조성할 계획이다. 협력업체들과 태양광 발전소 건립 프로젝트도 발표했다. 쿡 CEO는 애플판 트위터 웨이보에도 가입, 중국 아이폰족들을 열광케하는 등 중국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는 중국이 이미 미국에 이은 애플의 최대 매출처인데다 최대 스마트폰 시장으로 아이폰에 이어 애플페이까지 중국에서 자리잡는다면 결제 플랫폼 시장까지 장악할 수 있다는 계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이에 앞서 미국에서는 이미 지난해 10월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의 애플페이 서비스를 시작한 상태.

이를 위해 비자, 마스터카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3대 신용카드사와 뱅크오브아메리카, 캐피탈원, 체이스, 시티, 웰스파고 등 500개 이상 금융사, 22만개 유통업체를 제휴사로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미국에서 약 20만개의 매장에서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팀 쿡 CEO는 "더 많은 가맹점들이 애플페이에 가입하고 있다"며 "올해는 애플페이의 해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삼성페이 초읽기, 이재용 부회장 광폭 행보

삼성페이는 이같은 애플페이의 대항마가 될 공산이 크다.

더욱이 삼성페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챙기고 있는 향후 삼성 금융 사업의 핵심 플랫폼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오는 7월 삼성페이 론칭을 앞두고 이 부회장의 행보도 바빠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 4월 방한한 중국 최대 카드사 유니온페이 거화융 사장과 만났다. 이날 회동은 삼성페이의 중국 진출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앞서 지난 3월에도 중국 베이징에서 금융과 부동산 사업을 하는 국유 회사 CITIC(중신)그룹 창쩐밍 동사장(董事長, 대표이사)과 회동, 금융사업 협력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미국 서비스를 앞두고 현지 카드사도 직접 챙기고 있다. 지난 3월 MWC 행사기간 중에는 스페인이 아닌 미국을 찾아 현지 주요 카드사 2~3곳의 CEO들과 삼성페이 등 포괄적인 협력을 위해 머리를 맞대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한국에서 삼성페이 서비스를 시작하고 이후 출시 국가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 부회장의 행보나,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중국 시장 진출 역시 유력한 상황이다. 애플페이와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는 이유다.

특히 삼성은 '삼성페이'를 위해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 Magnetic Secure Transmission) 관련 기술을 가진 결제 서비스 업체 루프페이를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NFC 방식의 애플 페이는 전용 단말기 보급 등이 필요한 반면 MST 방식의 삼성 페이는 기존의 결제 단말기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초기 시장 선점에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MST 방식의 결제기는 한국과 미국 시중 매장에서 볼 수 있는 포스(POS) 단말기처럼 보급률이 90%에 이른다. 반면 애플페이가 지원하는 NFC 방식의 결제기는 10%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7월 국내에서는 삼성, 신한, KB국민, 현대, 롯데, NH농협, BC, 하나, 우리카드 등과 손잡고 1회용 가상 카드인 앱카드 방식을 우선 적용한 삼성 페이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또 미국에서는 마스터 카드, 비자,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카드사를 비롯해 뱅크 오브 아메리카, 시티, JP모간 체이스, U.S. 뱅크 등과 글로벌 카드사, 금융사와도 협력한다.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 모두 모바일 시장에서 차세대 먹거리로 결제 서비스를 선택했다"며 "결제 서비스는 수수료는 물론, 광고 등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앞으로 경쟁이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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