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태훈기자] SK하이닉스가 HBM(High Bandwidth Memory) 기술로 그래픽 메모리 반도체 시장 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다.
HBM은 SK하이닉스가 지난 2013년 말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을 적용, 업계 처음으로 개발해 올 초 양산에 성공한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AMD와 엔비디아에 공급하는 등 HBM 제품 양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당분간 양산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대조를 보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AMD와 엔비디아에 차세대 3차원(3D) 적층형 D램인 HBM을 공급한다.
올해 1세대 HBM 제품을 AMD에 공급하고, 내년에는 2세대 HBM 제품을 AMD 외 엔비디아에도 추가 공급할 예정이다.
AMD에 공급되는 1세대 HBM 제품은 AMD의 차세대 그래픽코어 '피지(Fiji)' 제품군에 활용될 예정이다. AMD는 내년 출시되는 후속 '그린랜드(Greenland)' 그래픽코어 제품군에도 2세대 HBM을 적용할 계획이다.
엔비디아 역시 내년 상반기 공개할 차세대 그래픽코어 '파스칼(Pascal)' 제품군부터 2세대 HBM을 채용할 예정이다. 최소 32기가바이트(GB)의 용량으로 적용될 전망이다.
HBM 기술은 3차원 적층 기술인 TSV를 활용해 20나노급 D램을 4단으로 쌓는 방식. 기능성 패키지 기판인 인터포저(Interposer) 위에 GPU와 함께 탑재, 하나의 통합된 시스템을 구성하는 시스템 인 패키지(SiP) 형태로 공급된다.
1.2볼트(V) 동작전압에서 1기가비피에스(Gbps)의 처리 속도를 구현, 1천24개의 정보출입구(I/O)를 통해 초당 128기가바이트(GB)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성능을 제공한다.
이는 현재 그래픽 메모리 반도체 중에서 가장 빠른 GDDR5 제품 대비 4배 이상 빠른 수준으로, 전력효율 역시 50% 이상 뛰어나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미국 산호세에 위치한 SK하이닉스 법인에서 HBM 심포지엄을 열고, 주요 파트너사들에게 HBM 샘플을 제공하는 등 HBM 생태계 확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오는 2016년부터 2세대 HBM 제품도 양산할 계획으로, 처리 속도는 1.2V 동작전압에서 2Gbps, 데이터 처리 성능은 초당 256GB로 2배 이상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HBM은 기존 GDDR5 대비 빠른 데이터처리속도 및 우수한 전력효율을 갖춘 고부가 제품으로 슈퍼컴퓨터(HPC)나 네트워크 PC, 고성능 그래픽 코어 제품군에서 수요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3차원 적층 기술을 활용한 영역확대를 위해 HBM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열린 메모리 컨퍼런스(MemCon 2014)에서 3차원 적층 기술을 활용한 HBM 제품을 개발 중이라고 밝힌 바 있으나 당분간 양산 계획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HBM 제품이 이제 막 그래픽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진입한 만큼 당장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그래픽 반도체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두 배를 넘는 55%의 시장점유율을 달성한 만큼 굳이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출시할 이유가 없다"며 "당분간 HBM 제품 양산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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