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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의 공무원연금 처리, 사회적 대타협 선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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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 미흡' 지적에도 여야·이해 당사자·전문가 합의 성과

[채송무기자] 여야가 7개월 여 동안의 갈등 끝에 공무원연금 개정안을 처리했다. 무엇보다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난제를 처리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국회는 29일 새벽에 열린 본회의에서 재석 의원 246명 중 찬성 233명, 기권 13명으로 공무원연금 개정안을 통과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지 7개월여 만에 처리된 것이다.

지난 2009년 12월 공무원연금 개혁안 통과 뒤 약 6년 만에 이뤄진 대대적인 개혁이다. 최초 공무원연금법이 제정될 당시 공무원에게 후하게 설계된 이후 세월이 지나면서 적자 폭이 쌓여 공무원연금 개정은 필수적이었다.

그러나 공무원연금 개혁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정치권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을 손 보는 이들은 권력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표에 민감한 정치권에서 이를 이루기는 쉽지 않은 것이었다.

선봉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나섰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2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등 3대 직역연금 개혁 방침을 천명한 이후 이를 집권 3년차 핵심 과제로 삼았다.

이후 국회는 여야 합의로 공무원연금개혁 특별위원회와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대타협기구를 구성해 논의를 진행했다. 약 90일간 진행된 대타협기구를 넘기면서 갈등 끝에 여야는 공무원연금 개혁 및 국민연금 강화를 위한 양당 대표 합의문에 합의했다.

지급률(연금액 비율)을 1.9%에서 1.7%로 20년에 걸쳐 내리고, 기여율(공무원이 내는 보험료율)을 7%에서 9%로 5년에 걸쳐 높이는 안에 합의했고, 공무원연금 개혁으로 절감되는 금액의 20%를 공적연금 강화에 쓰고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로 높이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청와대가 이견을 표하면서 협상은 다시 난항에 처했다. 박 대통령도 지난 4일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여야 합의안 중 국민연금 명목소득대체율 50% 인상에 대해 "2천만명 이상이 가입한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조정하는 등의 제도 변경은 그 자체가 국민께 큰 부담을 지우는 문제"라고 문제삼았다.

박 대통령은 "이는 공무원연금 개혁과는 다른 문제로 접근해야 할 사항이고 국민 부담이 크게 늘어나 먼저 국민들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 문제"라며 "해당 부처와도 사전에 충분히 논의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한 후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이후 여야는 협상을 통해 공무원연금 개정안과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 문제를 분리 논의하기로 했다. 이후 국회에서 공적연금 강화를 위해 사회적기구를 구성해 국민연금 명목소득 대체율을 50%로 맞추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야당이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해임건의안과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수정의 건을 연계하면서 6월 국회에서도 공무원연금 개정안의 처리가 무산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지만, 여야는 1박 2일간의 마라톤 협상을 통해 이를 처리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공무원연금 개정안이 미흡하다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여야와 이해 당사자, 전문가들이 논의를 통해 합의를 이끌어낸 경험을 쌓았다는 점에서 의미는 크다. 여야는 이후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 문제를 논의하면서 우리 사회의 복지 구조에 논의를 할 것으로 보여 이 결과에도 관심이 크다.

여야는 공무원연금 개정안 통과 이후 한 목소리로 '사회적 대타협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이번 공무원연금 개혁은 대화와 양보로 이뤄낸 사회적 대타협의 결과였다"며 "이제 4대 개혁의 첫 단추가 끼워졌다. 어렵게 한 고비를 넘겼지만 여전히 숱한 개혁의 과제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통과가 사회적 합의를 통해 이뤄진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한다"며 "고통을 분담해 준 공무원들에게도 감사드린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후에도 공적연금 강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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