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당초 예상과 달리 대규모로 확산될 경우, 경제적 파급 효과가 심각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5일 김진명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메르스의 경제적 파급 효과는 어느 정도 수준의 전염력과 치사율을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메르스가 당초 알려진 대로 감염자 1인당 0.6~0.8명 수준의 감염력만을 보이고 당국의 통제가 효과를 발휘한다면 지난 2014년에 발생했던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과 이에 대한 금융시장 반응처럼 일시적인 안전자산 선호 확대로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메르스의 전염력이 높아지고 치사율이 낮아진 변종일 경우, 혹은 당국이 지역사회로의 전파를 차단하지 못하고 대규모로 확산될 경우에는 그 파급 효과가 더욱 심각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경우 상당한 경제적 파급 효과를 미쳤던 사스(SARS)와 유사한 사례가 될 수 있으며 ▲상품 및 서비스 교역 감소로 인한 수출 부진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한 내수 경기 침체 ▲서비스 업종의 산업 활동 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이어 "부진한 수출 경기와 메르스 확산은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격리자들의 감염 및 지역사회 전파 여부를 확인하는 시점까지는 메르스 관련 불확실성이 시장의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과거 사스사태 당시에도 중국 경기둔화 여파 등으로 수출 경기 둔화와 소비심리 위축이 동반되면서 주식시장이 일시적으로 큰 영향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신종플루 유행기간에는 수출증가율이 개선세였고 세월호 참사 전후에는 적어도 플러스(+) 수출증가율이 지속돼 주식시장은 전반적으로 양호했다"며 "그러나 수출증가율이 지속 하락세에다, 내수 경기에 중국 관광객 영향 등이 커진 현재 한국 경제에서 메르스 사태는 실물경제에 부담을 주면서 금융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사스사태 당시 주식시장에서는 필수 소비재, 소매, 건설 금융 등 내수관련주가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은 바 있다.
◆메르스 불확실성 지속시 금리 인하 가능성 높아질 수도
김 이코노미스트는 한편으로, 메르스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정책당국의 완화정책 기대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내놨다.
다소 회복 조짐을 보이던 내수 경기가 재차 둔화될 여지가 높아질 수 있고, 가뜩이나 환율 영향 등으로 부진한 수출경기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어 당국이 움직일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특히 "이전 사스, 신종플루 및 세월호 사례에서 보듯, 궁극적으로는 수출경기가 경기와 주가 흐름을 좌우했다"며 "최근 수출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원화 약세 유도를 위해서라도 정책금리의 추가 인하 압력이 확대될 여지가 높아 보인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미국과 달리 국내 통화정책 기조가 상단기간 완화적 기조(금리 인하)를 유지할 여지가 높다는 점에서 국내 채권시장의 상대적 강세 심리가 이어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 가격이 올라가기 때문에 금리 인하는 채권시장에 호재가 된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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