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폭발적 확산으로 공포가 커지고 있지만, 국정 운영의 두 축인 정부와 여당이 따로 놀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메르스의 첫 환자가 발생한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5일까지 정부의 초동 대처 미비로 빠른 확산을 보였다. 메르스로 인한 사망자가 4명, 확진 환자가 42명이 됐고 총 격리자는 1천820명으로 늘었다.
정부 당국은 현재까지 지역 사회 감염이 아니라 병원 내 감염이기 때문에 대유행의 가능성이 적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자가 격리 지시를 받은 이들이 무단으로 자리를 이탈한 사례들이 드러났고, 메르스 지역도 당초 발발했던 경기도 평택을 넘어 서울과 전북 등으로 확산됐다.
공포가 확산되면서 초기 대응에 실패했던 정부는 '무능하다'는 국민적 불신에 시달리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정부당국의 메르스 관리 대책에 대한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 정부 당국의 대응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8.3%로 '신뢰한다'는 응답 25.9%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이번 조사는 6월 4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50%)와 유선전화(50%) 임의전화걸기(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했고, 응답률은 6.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였다.
메르스 환산 이후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도 크게 하락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6월 2일부터 4일까지 사흘간 전국 성인 1천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전주 대비 6%p 하락한 34%를 기록했다.
이 여론조사는 한국갤럽이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사흘 간 휴대전화 RDD(임의전화걸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5%이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이처럼 메르스 충격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국정을 운영하는 정부여당은 국회법 개정안 갈등의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메르스 확산 이후에도 청와대는 여권의 당정청 협의회 요구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5일에도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기자들의 당정청 협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현재를 거듭 말씀드리지만 확산을 차단하고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이처럼 높은 상황이 유지되면 이후 정국 운영이 쉽지 않게 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메르스 방역의 최일선인 국립중앙의료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혼연 일체가 돼서 메르스를 막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정부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민간 전문가와 함께 확산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국민들께서 믿음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국정 운영의 한 축인 여당은 정부와는 따로 놀고 있다. 여야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오는 7일 대표와 원내대표, 양당 메르스대책특위 위원장 '3+3 회동'을 열기로 하는 등 여야만이 공동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국기적 위기인 메르스 공포 확산을 극복하기 위해 국가의 모든 힘이 집중돼야 할 때 계속되고 있는 당청 갈등 후폭풍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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