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지난 7일 정부가 메르스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책을 발표한 가운데, 8일 시장에서는 향후 2~3주가 메르스와 시장에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간 우왕좌왕했던 모습을 보이던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정치권은 지난 주말 메르스에 대한 대응을 위해 뜻을 모으는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경제부총리)은 긴급 브리핑에서 ▲확진 환자가 발생하거나 경유한 병원 24곳을 전면 공개하고 ▲추경 편성을 논할 단계는 아니지만 재난관리기금과 예비비 등을 활용해 경기위축을 차단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한국투자증권의 박소연 애널리스트는 "서울시, 성남시 등 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해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가시화되고 있어 6월 중순을 고비로 사태는 서서히 진정 국면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특히 "메르스와 함께 주식시장도 앞으로 2~3주가 최대 고비라고 판단된다"며, "이 시기를 잘 넘긴다면 오히려 빠르게 안정세를 찾아갈 것"으로 내다봤다.
과거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메르스 확진환자 수가 급격하게 증가한 것은 2014년 3월부터 4월까지 약 6주 정도였고 이후부터는 빠르게 확진자가 감소하는 것이 확연해졌다는 설명이다.
그는 작년 세월호 사태가 있었던 2분기에는 극심한 소비 침체가 있었지만 하반기 들어 해소되는 모습을 나타냈다는 점도 거론했다.
"작년에 단기적으로 내수가 바닥을 찍은 시점은 세월호 사태가 있었던 2분기였는데, 극심한 경기 위축을 타개하기 위해 금리 인하가 단행되고 부동산 규제 완화가 가속화됐다"며 "이에 하반기 들어서 억눌렸던 소비욕구가 발현됐다"는 지적이다.
이번 역시 정부가 뒤늦게나마 확진 환자가 발생한 병원 명단을 공개하는 등 적극 개입하고 있어 과도한 우려는 불필요하다고 봤다.
◆메르스, 오히려 호재인 분야도 있어
한편, 내수 분야에서는 당분간 부정적 영향이 적지 않겠지만, 메르스 사태를 기회로 삼는 분야도 나오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의 박종대 애널리스트는 "이번 사건은 국내에서 급속도로 확산된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외국인의 인바운드(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유입)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미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의 방한 취소가 잇따르고 있어 호텔신라와 파라다이스, GKL 등 인바운드 비중이 높은 업체들의 실적 저하를 예상했다.
동시에 면세점 매출 비중이 높은 화장품 업체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실적에도 부담이 될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니 화장품 제조자 개발생산(ODM) 업체들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전했다. 면세점 매출 대부분은 하이엔드 럭셔리 제품으로 브랜드 업체들이 자체 생산하는데, ODM 업체들 생산 브랜드는 면세점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면세점을 제외한다면 화장품은 필요에 따라 온라인 구매가 유연하게 전개될 수 있고, 중국 수출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내국인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 출국) 여행 시장에 미치는 영향 역시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이번 메르스 바이러스 확산은 국내에서 발생한 사건이기 때문에 내국인들의 해외 여행 수요가 위축될 요인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밖에도 온라인·홈쇼핑 유통은 오프라인의 대체 채널로 반사이익을 예상했다.
특히, 이마트에 대해 긍정적으로 봤다. 대형마트의 실적 저하분을 이마트몰로 커버하기에는 다소 한계가 있어 보이지만, 이마트몰의 성장률이 제고 된다면 식품 온라인 시장 주도권 확대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6월 1일~6일 사이 이마트몰은 전년 동기 대비 60%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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