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6월 첫 주보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반 이상이나 줄어들었어요. 토요일 밤이면 동대문 지역 상가마다 손님들로 북적였지만 지금은 지나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오늘도 몇 명만 매장에 들러 옷을 살까말까 고민만 하다 가서 너무 허탈합니다."
지난 14일 저녁 9시 동대문 밀리오레 안에서 여성복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 모씨는 연거푸 한숨을 내쉬었다. 해외 관광객이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매출이 연일 크게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씨는 "메르스 사태가 계속되면서 이번 주말에는 매출이 지난 주말 보다 50% 이상 떨어졌다"며 "각 매장마다 지금 장사가 안된다고 울상짓고 있는데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메르스가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진정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달리 오히려 삼성서울병원발(發) 확산세가 전국적으로 가속화되면서 유통업계의 매출 타격이 더 심해지고 있다.
특히 메르스 영향으로 중화권을 포함한 해외 여행객 약 10만 명이 방한을 취소하면서 면세점을 비롯해 명동·동대문 등 해외 관광객이 자주 찾는 지역 상가들도 직격탄을 맞은 형국이다.
15일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평균 매출이 전년 동기간 대비 약 25% 감소했다. 각 점포별 매출은 공항점이 20%, 시내점이 30% 각각 줄었다.
6월 첫 주인 1~7일까지 전점 매출 5% 상승세를 유지하던 롯데면세점은 이번 메르스 여파로 관광객들의 방한 취소가 잇따르자 12년만에 매출이 감소세로 전환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는 신라면세점도 비슷한 상황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휴가철을 앞둔 시즌 특성상 6월은 매출이 점점 오르는 시기임에도 이번 메르스 사태로 인해 매출이 감소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며 "메르스 사태가 계속될 경우 성수기인 7~8월에도 관광객들이 줄어 타격이 더 커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각 백화점별 매출은 지난 1일부터 14일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롯데가 5.3%, 현대 5.3%, 신세계 8.7% 등 모두 하락했다. 특히 대목인 주말(13~14일)에는 롯데 5.1%, 현대 5.1%, 신세계 8.1% 각각 매출이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정기 세일은 백화점 VIP보다 일반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인 만큼 이들의 움직임이 중요하다"며 "메르스 여파가 오는 26일 여름 정기 세일 시작 전에 마무리되지 않으면 집객력이 떨어지면서 세일 매출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형마트 매출 감소세 역시 여전하다. 같은 기간 이마트 매출은 전점 기준 전년 대비 7.5% 떨어졌으며 홈플러스는 전점 기준 8.4%, 롯데마트는 기존점 기준 9.2% 각각 하락했다.
반면 온라인 매출은 크게 늘어 1일부터 14일까지 이마트가 43%, 홈플러스가 50.2%, 롯데마트가 14.3% 각각 신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6월은 객단가가 떨어져 월매출 규모도 낮고 영업이익도 떨어지는 시기인데 메르스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까지 겹쳐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역신장세가 조금씩 더뎌지고 있지만 지난달에 비해 매출이 10%p 가까이 떨어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아직까지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지만 하루 빨리 사태가 마무리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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