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홈플러스 노동조합이 테스코의 홈플러스 '매각' 추진과 관련해 분할매각이나 투기자본인 사모펀드로의 매각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매각설 자체를 부인했다. 본사인 테스코가 "매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는 이유에서다. 오히려 메르스 사태 등 어려운 상황 속 노사가 힘을 합쳐야 한다는 주장이다.
홈플러스노동조합은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동 노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매각에 대한 언론보도, 현장제보, 업계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영국 테스코와 홈플러스 경영진이 비밀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노조는 매각절차 확인을 위해 이달에만 두 차례 영국 테스코와 홈플러스 측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지만 회사 측으로 부터 사실 확인을 거부 당했다는 주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아무런 공식적 확인도 없고 입장도 밝히지 않는 테스코와 홈플러스의 무책임한 태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즉각 매각 절차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분할매각이나 투기자본인 사모펀드로의 매각을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노조측은 "이 같이 매각이 추진된다면 이를 저지하기 위해 홈플러스 전체 직원들과 강력한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며 "노동단체·시민사회단체·정당·소비자와 연대해 전면적인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노조는 매각과정에 노조와 이해당사자의 참여 보장을 테스코와 사측에 요구했다. 또 이날부터 홈플러스 매장에 "경영진의 비밀 매각 추진으로 불안해할 것이 아니라 노조로 모든 힘을 모으자"는 내용의 호소문을 배포했다.
노조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최근 ▲6월로 예정됐던 점포 정기 재고 조사를 연기하고 ▲교제비 및 회의비 사용을 통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재고 조사를 하게 되면 점포별로 통상 수억 원의 전산 재고가 마이너스로 처리돼 재고재산에 변동이 일어나기 때문에 매각 예비 실사를 진행하기에 앞선 조치로 판단된다"며 "고정비용을 줄이려는 목적으로 교제비와 회의비 사용을 통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측은 테스코가 당분간 해외자산 매각 계획이 없다고 밝힌 점을 들어 매각은 사실이 아니라는 점과 함께 위기 속에 오히려 노사가 힘을 합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테스코는 지난 1월 기업설명회를 통해 현재 해외자산을 매각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데다 최근 미국 사모펀드 칼라일의 매입 제안도 거절했다"며 "고객을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만큼 노조가 사측과 함께 단결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침체 속에 메르스 확산까지 더해져 매출이 급락하는 등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매각설까지 불거져 더욱 험한 길을 걷고 있다"며 "현재 홈플러스를 둘러싼 많은 질시와 루머 속에서 하나로 뭉쳐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큰 힘이 돼 주길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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