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지난해 11월 오비맥주 새 수장이 된 프레데리코 프레이레 사장이 첫 신제품으로 '밀맥주'를 내놨다. 또 다양한 맥주맛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새로운 수입맥주를 들여오는 등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한 새판짜기에 돌입했다.
프레데리코 프레이레 오비맥주 사장은 17일 서울 종로구 청진동 그랑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맥주의 다양성과 새로움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 이런 니즈를 충족하고자 그동안 글로벌 팀과 신제품 개발에 매진해 왔다"며 "이번에 독일 전통의 맥주양조법으로 제조한 '프리미어 OB 바이젠'을 출시해 한국 맥주 역사에 한 획을 그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비맥주가 이번에 선보이는 제품은 독일 밀맥주 '바이젠'으로, 국내 일부 중소형 맥주제조사가 선보인 적은 있으나 대형 맥주 제조 회사 중에서는 최초다.
독일어로 밀(Wheat)로 만든 맥주를 뜻하는 '바이젠(Weizen)'은 독일 바이에른 스타일의 밀맥주에만 통용되는 명칭이다. 이 맥주는 최소 50%의 발아된 밀과 함께 보리를 섞어 상면발효 방식으로 양조되며 다양한 재료와 발아되지 않은 밀을 사용한 벨기에식 밀맥주와 달리 깔끔한 맛을 자랑한다. 밀맥주 중 가장 유명한 '호가든'은 벨기에식 밀맥주에 해당한다.
'프리미어 OB 바이젠'은 AB인베브의 베테랑 브루마스터들이 한국 시장을 겨냥해 직접 개발한 '브루마스터 셀렉션'의 첫 번째 작품이다. 오비맥주는 바이젠을 시작으로 원재료와 발효방식, 알코올 도수, 맛, 칼로리 등을 차별화한 다양한 형태의 '브루마스터 셀렉션' 연작을 지속적으로 시장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의 입맛이 다양화되면서 새로운 방식의 맥주가 계속 출시되고 있는 것 같다"며 "다양한 맛의 시도는 맥주 전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프리미어 OB 바이젠'은 헤페 바이젠(Hefe Weizen)을 상징하는 반투명의 뽀얀 빛깔을 내면서도 진하고 풍부한 맛, 부드러운 목 넘김으로 기존 국산 맥주 브랜드뿐 아니라 수입 프리미엄 제품들과도 완전히 차별화한 맛을 선사한다.
프리미어 OB의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기반으로 한 제품 패키지는 바이젠만의 특징과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했다. '화이트 비어(White beer)'라고도 불리는 바이젠의 고유한 특징을 살려 흰 바탕에 잘 익은 밀 이삭을 연상케 하는 황금빛 타원형 프레임을 배치해 모던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한층 부각했다.
오비맥주는 이 제품을 대중 브랜드보다 약 16% 가량 높지만 수입 프리미엄 맥주보다는 20% 정도 낮은 가격대로 선보여 '카프리'와 함께 로컬 프리미엄 시장을 새롭게 형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제품의 대형마트 판매가격은 500ml 캔 제품 기준으로 2천80원이며, 수입밀맥주인 '파울라너(2천650원)', '에딩거(2천650원)' 보다 저렴하다.
또 오비맥주는 이 제품을 대중 브랜드와 차별화한 프리미엄 전략을 펼쳐 다양한 소비자들을 공략할 방침이다. 이의 일환으로 앞서 '더 프리미어 OB'의 제품명을 '프리미어 OB 필스너'로 바꾸기도 했다.
프레이레 사장은 "바이젠 제품을 신호탄으로 '브루마스터 셀렉션' 이름 아래 한국 소비자들의 기호를 충족시킬 만한 정통 맥주 제품들을 꾸준히 선보일 것"이라며 "이번 신제품은 오비맥주의 야심작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부응하는 새로운 맥주맛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프레데리코 프레이레 사장이 자신의 첫 작품으로 '밀맥주'를 내세운 것은 최근 '카스'의 인기가 주춤한 사이 다양한 맥주 맛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수입맥주를 찾는 이들이 점차 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수입맥주 판매점유율을 집계한 결과 40.2%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1년(18.2%)보다 두 배 가량 늘어난 수치로, 수입맥주의 인기는 나날이 치솟고 있다.
이에 따라 프레이레 사장은 국내에서 안정적인 사업을 펼치기 위해 '카스'를 중심으로 대중 시장을 공략하고 '프리미어 OB 바이젠'을 시작으로 계속 출시될 '브루마스터 셀렉션' 후속작들을 앞세워 수입맥주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할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새로운 수입맥주도 들여와 기존 수입맥주 브랜드 포트폴리오에도 변화를 줬다.
오비맥주는 기존에 버드와이저, 레드락, 코로나, 산토리 더 프리미엄 몰츠, 버드아이스, 벡스, 스텔라 아르투아, 레페, 레벤브로이 등 12개 수입맥주 브랜드를 선보였지만 지난달 말 독일 맥주 '프란치스카너(캔)'와 '레벤브로이(캔)', '보딩턴'을 새로 들여왔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레벤브로이는 기존에 병맥주로만 판매하다가 이번에 캔제품도 들여온 것"이라며 "프란치스카너와 보딩턴은 새롭게 소개하는 제품으로 아직까지 물량 자체가 적고 별도의 마케팅 활동을 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날 프레이레 사장은 자신을 한국 이름인 '김도훈'이라고 소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이름은 '대장부다운 기국을 갖추고 정도를 행하여 공적을 세운다, 성공한다'는 뜻의 한자를 사용했으며, 한국 문화를 배우고 사랑하고자 하는 프레이레 사장의 의지가 담겨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지난 3월부터 명함에 영어 이름과 함께 한국 이름을 넣고 다닌다"며 "현장에서 도매사, 영업 직원들과 원활한 소통을 위해 한국 이름을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