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지난 25일 기획재정부가 하반기 경제정책을 발표하면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포함해 15조원 이상의 재정 보강 계획을 내놨다. 구체적인 추경 규모는 나오지 않았으며, 기재부는 다음달 초까지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적절한 추경 규모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26일 유진투자증권의 이상재 이코노미스트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충격 극복과 하반기 경기회복 기대 형성에 유의미하려면 추경이 12조원 규모가 되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정부가 추경 등의 효과를 포함해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1%로, 메르스 사태 이후 국책연구기관의 2015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2.8~2.9%라는 점에서 금번 재정보강을 통해 정부가 의도하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부양효과는 0.2~0.3%p 수준"이라고 추산했다.
이어 "연간 경제성장률을 0.2~0.3%p 상향시키는 데 필요한 추경 규모는 재정지출승수에 따라 달라지는데, 재정지출승수를 0.498로 가정할 경우 추경은 4조~6조원이 필요하다"며 "(한 해의 절반뿐인) 하반기 경기부양으로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을 0.2~0.3% 높이려면 이의 2배 수준인 8조~12조원 수준의 추경이 필요하다"고 계산했다.
재정지출승수는 재정지출이 1단위 늘었을 때 국민소득이 얼마나 늘어나는지를 보는 지표다. 이 이코노미스트가 적용한 재정지출승수 0.498은 현대경제연구원이 제시한 수치다. 이는 정부지출을 100원 늘리면 국민소득이 49.8원 증가한다는 뜻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조세연구원이 제시한 재정지출승수는 각각 0.384, 0.482로, 현대경제연구원이 제시한 수치가 다소 높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12조원은 최대 추정치 기준으로, 금번 정부의 재정보강 방안이 추경 12조원(세출추경 7조원+세입추경 5조원)에다 기금 및 공공기관투자 3조원 이상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단, 이 같은 추정은 국책연구기관 전망과의 비교에 의해 산정된 0.2~0.3%p 성장률 제고 전망이 유효한지와 정부의 재정지출승수 시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보고서를 통해 재정지출승수 0.498 가정 하에 2015년 GDP 성장률을 0.5%p 상승시키려면 추경 규모가 14조4천억원이 필요하다고 분석한 바 있던 이 이코노미스트는 "금번 정부의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제시된 재정보강 15조원+알파(α)에서 추경규모가 12조원 수준으로 설정된다면, 충분하지는 않지만 메르스 여파로 인한 국내경제 침체 우려는 상당부분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다만 추경 편성에 따른 국가채무 확대는 감내해야 할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금번 추경으로 인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채무비율은 2014년말 35.7%에서 36~37% 수준으로 높아진다"며 또한 "기재부의 2014~2018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나타난 국가채무가 전년 대비 39조6천억원 증가한 570조1천억원이었는데, 금번 추경으로 인해 580조원 이상으로 확대된다"고 설명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