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새누리당 내 계파 갈등의 주제가 되고 있는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 결정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여 여권 내 갈등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를 논의한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친박계인 서청원·이정현 최고위원과 김태호·이인제 최고위원이 유 원내대표의 자진 사퇴를 압박했고, 김무성 대표도 이를 묵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도부의 주된 분위기는 유 원내대표의 자진 사퇴 쪽으로 기울었다.
유 원내대표는 "경청했고, 나에게 기회를 달라"고 말했지만, 현재로서는 사퇴 의사가 없어 보인다.
유 원내대표는 30일 원내대책회의를 정상적으로 주재하고 추경 예산 관련된 당정 회의와 김현웅 법무부장관 인사청문 등 7월까지 이어지는 이후 원내 일정에 대해서도 향후 진행 상황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비박계도 유 원내대표 자진 사퇴 요구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김무성 대표가 "어떻게 해서든 당의 파국은 막아야 한다"고 유 원내대표의 자진 사퇴 쪽에 무게를 실었지만, 비박계의 비판은 이어졌다.
비박계 중진인 정두언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당의 주인은 대통령도 아니고 당 대표도 아니고, 최고위원 회의도 아니다"며 "당원들이 주인이고 국회의원들이 그 대표격인데 원내대표 재신임 여부는 의원총회에서 압도적으로 재신임 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정 의원은 "우리 당이 그 전에는 압도적으로 재신임했다가 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결론을 바꾼다면 이 당은 국민들로부터 웃음거리가 되고 정말 민심이 떠나 총선도 패배할 것"이라며 "지금 대통령의 심기나 지도부의 안위를 따질 때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역시 비박계인 박민식 의원도 이미 유 원내대표가 신뢰를 잃었다는 친박계의 비판에 대해 "신뢰를 잃었다면 의원총회에서 80% 이상 압도적으로 재신임을 했겠나"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야당에 끌려다닌다고 했는데 국회 선진화법 때문에 어렵다"며 "최경환 원내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 때도 지금과 차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친박계의 공세는 계속되고 있다. 당내 계파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유 원내대표가 조속히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친박계 김태흠 의원은 이날도 KBS 라디오에서 "본인이 설령 억울하다고 해도 작금의 상황을 초래한 책임이 있는 것"이라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든 최고위원이 요구하면 스스로 입장을 표하고 물러나는 것이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국민들을 위한 것"이라고 압박했다.
김 의원은 "의원 다수가 지지한다는 이야기도 왜곡된 것"이라며 "지난 의총에서 재신임을 받았다고 하지만 그날 의총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따라 재의결을 할 것인가, 자동폐기를 할 것이냐에 대한 논의가 주가 됐다. 책임에 대한 논의가 따로 정해진 것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가 자진사퇴하지 않는 한 퇴진시킬 방법은 사실상 없다. 유 원내대표 거취에 대한 결론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여권 내 계파 갈등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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