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검찰 수사에 대해 "정치적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홍 전 지사는 2일 성 전 회장의 정치권 금품 로비 의혹을 수사해 온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의 중간 수사 결과 발표 직후 입장 발표문을 내고 "참소(讒訴)를 밝히지 못하고 정치적 결정을 한 검찰의 수사에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홍 전 지사는 "지난 30여년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 권력을 누려본 일도 없고 실세라는 소리를 들어본 일도 없다"며 "성완종의 메모 중 성완종과 아무 관련이 없고 가장 먼 거리에 있는 저만 유일하게 불법 정치자금 수수로 옭아매어 뒤집어씌운 이번 결정은 그 어떤 이유로도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홍 지사는 "성완종의 메모 중 홍준표에 대한 것만 사실이고 다른 분들 것은 모두 허위였다는 말이냐"며 "대선 자금 수사를 회피하기 위해 억지로 만든 이 사건에 대해서는 앞으로 법정 투쟁으로 진실을 밝히고 저의 무고함을 밝혀 실추된 명예를 되찾겠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먼 길을 가다 보면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때도 있고 가시에 찔려 생채기가 날 때도 있다"면서 "등짐 지고 긴 여행을 가는 셈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이날 중간 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홍 지사를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 경선 당시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을 통해 성 전 회장으로부터 1억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2013년 충남 부여·청양 국회의원 재선거 당시 자신의 선거사무실에서 성 전 회장으로부터 3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이완구 전 총리 역시 불구속 기소됐다.
다만 검찰은 '성완종 리스트'에 함께 거론된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 허태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 서병수 부산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등 친박 핵심 인사들에 대해서는 전부 무혐의 처분했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 대해서는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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