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국회가 6일 박근혜 대통령이 재의를 요구한 국회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 전자 무기명 투표를 진행했지만 정족수 미달로 '표결 불성립' 처리됐다.
재적 의원(298명) 과반 이상(160명)을 차지하고 있는 새누리당이 일제히 표결에 불참하면서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의결된다'는 헌법 상 재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이다.
이 같은 결과는 본회의 시작 전부터 예견됐다. '거부권 정국' 속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 새누리당이 갈등 진화 방안으로 표결 불참을 통한 국회법 개정안 폐기 당론을 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 의원들은 본회의장 의석을 지키면서도 표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일부 의원들은 본회의장에서 퇴장하기도 했다.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정두언 의원 정도만 표결에 참여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의 요지부동에 애가 탄 것은 야당이었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새누리당 의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설득에 나섰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자리를 찾아가 설득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정 의장은 표결 도중 모두 5차례 투표를 독려하며 새정치민주연합의 요구에 따라 투표 시간을 연장한 끝에 투표 시작 선언 한시간여만인 4시35분께 투표 종료를 선언했다. 투표함의 명패 수는 128표로 재적 의원 과반에 미치지 못했다.
정 의장은 "야당의 요청을 존중해 투표 시간을 지연했지만 이런 일이 일어났다"며 "상식적으로 판단컨대 더 이상 기다려도 재적 의원 과반수를 충족하기 어려울 것 같다.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미달하기 때문에 이 안건에 대한 투표는 성립되지 않았음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발언 도중 이종걸 원내대표가 의장석 앞으로 나가 정 의장을 제지했지만 정 의장은 "충분히 시간을 드렸다"고 말했다.
결국 국회법 개정안은 지난 5월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지 40여일만에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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