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정치적 운명이 8일 열리는 의원총회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유 원내대표는 당선 초기부터 새누리당의 중도 보수로의 전환을 주장해 새누리당의 차기주자로까지 거론되는 등 주목됐지만,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의 직격탄을 맞았다.
유 원내대표는 당내 친박계의 공격에 버텨왔지만, 여권 갈등의 장기화로 인한 공멸의 우려로 당 분위기는 악화됐다. 친박계에 이어 김무성 대표가 유 원내대표의 사퇴에 동조했고, 비박계 일부에서도 유 원내대표가 더 이상 견디기 어렵다는 입장이 확산됐다.
결국 새누리당 지도부는 6일 밤 유승민 원내대표를 배제한 채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8일 오전 '원내대표 사퇴 권고 결의안 채택'을 논의하는 의원총회를 개최키로 하고 이를 7일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식화했다.
유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자신의 거취를 결정하기 전 자진 사퇴 입장을 밝히지는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최고위원회가 '원내대표 사퇴 권고 결의안'을 의총에서 먼저 공개하고 이에 대한 의원들의 동의를 구하는 형식을 띄는 등 사실상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결론 낸 상황이어서 유 원내대표가 더 버티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거취 결정 의원총회 주목…올바른 당청관계 등 논의 관심
문제는 당의 중도 보수로의 개혁을 상징하는 유 원내대표의 정치적 운명이 어떻게 될지다. 여당 내에서는 유 원내대표가 내년 총선에서 공천도 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미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계로부터 '배신'이라는 지목을 받은 상황에서 유 원내대표가 밀려서 사퇴하면 정치적 재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유 원내대표의 퇴진을 결정하는 이날 의원총회가 어떤 모습이 될지는 매우 중요하다.
유 원내대표의 퇴진을 반대해온 비박계 의원들은 지난 7일 긴급 회동을 통해 '원내대표 사퇴 권고 결의안'이라는 명칭 자체가 유 원내대표 사퇴를 전제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지적하며 이를 변경해달라고 말했다.
또, 의원들은 의원총회에서 유 원내대표의 거취 뿐 아니라 당청 갈등 등 폭넓은 의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박계의 이같은 요구를 받아들여 새누리당은 의원총회의 명칭을 '유승민 원내대표 거취에 관한 논의의 건'으로 변경했다.
이 의원총회에서는 비박계가 요구하는 당청갈등 등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를 이야기하는 자리인 만큼 당청관계 등 다양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최근 국회법 정국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맞서는 이미지로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었다.
유 원내대표가 부각됐던 올바른 당청관계에 대한 논의가 의원총회를 통해 이뤄지고, 이것이 알려진다면 유 원내대표는 청와대 권력에 맞선 당내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떠오르면서 원내대표 직에서 물러나더라도 후일을 도모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될 전망이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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