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기자]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경영진에 현 위기 상황을 타개할 돌파구 마련을 강도높게 주문했다.
특히 엔화·유로화 약세 및 신흥 시장 침체 등으로 글로벌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만큼, 이같은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체질 개선과 혁신이 필요하다는 데 목소리를 높였다.
정몽구 회장은 13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2015 상반기 해외법인장' 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위기를 극복 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더 강해질 것"이라며 임직원을 독려했다.
이날 회의에는 현대·기아차 해외법인장 등 총 60여명이 참석했으며, 올 상반기 지역별 실적 및 경영 환경 점검과 함께 하반기 생산·판매 전략을 집중 논의했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외부 여건이 여러 측면에서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이를 탓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며 "오히려 외부 여건에 흔들리지 않도록 체질개선과 혁신의 기회로 삼자"고 강조했다.
특히 전사적인 판매지원 체제 강화를 촉구했다.
정 회장은 "시장이 어려울수록 판매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며 "판매 일선에서 최대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내부의 강한 결속력이 중요한 때인 만큼 전 임직원이 단합해 유기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하라"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또 "미래에 대한 대비는 아무리 어려워도 한치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무엇보다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새로운 발상과 끊임없는 시도를 멈추지 말라"고 주문했다.
◆하반기 시장도 '위기', 신차효과 극대화 전략 펼칠 것
정 회장이 하반기 공격적 판매 강화를 직접 촉구하고 나선 것은 현대·기아차의 올 상반기 글로벌 시장 성적이 부진을 면치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기아차는 올 상반기 글로벌 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감소한 394만6천67대를 판매했다. 정 회장이 올 초 제시한 연간 판매 목표는 820만대다.
하반기 시장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그리스의 그렉시트, 중국의 경기둔화 확대 등으로 올 하반기 자동차 시장 역시 저성장을 이어갈 전망이어서, 자동차 메이커들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현대·기아차는 올 하반기 신차효과를 극대화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위기 극복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특히 중국과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는 신형 투싼을 투입하고, 대표 글로벌 모델인 신형 K5를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선다. 씨드 개조차 등 전략 신차도 선보인다. 또한 인도를 비롯한 중남미 신흥시장에서는 소형 SUV 크레타를 중심으로 SUV시장 공략에 집중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신차 출시 효과를 통해 공격적으로 시장을 리드해 갈 것"이라고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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