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광복 70주년 특별 사면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린 가운데 정치인과 경제인 사면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 논란이 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3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올해는 광복 7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라며 "지금 국민들 삶에 어려움이 많은데 광복 70주년의 의미를 살리고, 국가 발전과 국민 대통합을 이루기 위해서 사면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사면 이유로 '국가 발전과 국민 대통합을 이루기 위해'라고 해 그동안 엄격히 제한돼 왔던 경제인과 정치인 사면이 포함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현재 사면이 거론되는 경제인은 최태원 SK 그룹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 구본상 LIG넥스원 전 부회장, 집행유예를 받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이다.
정치인 중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과 왕차관이라 불렸던 박영준 전 차관, 신재민 전 차관,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 정봉주 전 의원 등이 사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찬반 양론은 크다. 국회에서도 새누리당은 통 큰 사면을 주장한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부정부패와 사회지도층, 기업인 범죄는 제외돼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기업계에서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업인 사면을 기대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송원근 경제본부장은 14일 CBS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가 발전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경제활성화"라며 "그동안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를 했지만 여러 불미스러운 일로 기업 현장을 떠난 분들이 투자활성화나 경제활성화를 위해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송 본부장은 "기업의 장점은 새로운 분야에 대한 과감하고 신속한 대규모 투자인데 여러 기업이 경영인의 부재로 투자가 진행되지 못했던 경우가 상당히 있었다"며 "기업인 사면이 이뤄진다면 과감한 투자가 이뤄져 경제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범죄를 저지른 기업인의 사면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에 대해서는 "최근 기업인들에 대한 사법 처리나 여론의 태도를 볼 때 유전무죄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며 "특별 사면을 한다고 해도 기업인에 대한 특혜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법적으로 요건이 갖춰져 있는 분들에게는 역차별이 돼서는 안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의당 노회찬 전 대표는 같은 방송에서 "기업인이라고 해서 특혜를 받아서도 안되고 불이익도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기업인들을 보면 대체로 경제사범이고 특히 특정경제가중처벌법 대상이 대부분"이라며 "이런 분들을 경제활동을 위해 풀어준다면 조직폭력배를 사회정의를 위해 풀어주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반대했다.
노 전 대표는 "가중처벌을 받았다는 것은 그만큼 죄질이 무거워 법률에 의해 가중처벌을 받은 것으로 풀어줄 때도 쉽게 풀어줘서는 안된다는 것이 바탕에 깔려 있다"며 "이분들은 안 풀어준다고 해서 불이익을 주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기업계가 사면의 이유로 대고 있는 경제활성화에 대해서도 "근거를 대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 전 대표는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갖다가 수백억의 회사자금을 횡령해서 회사 이미지와 막대한 손실을 끼친 사람을 풀어주는 건 경제논리 자체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