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태훈기자] 최근 개인정보보호가 주요 사회 이슈로 부각된 가운데 사용자의 지문이나 홍채, 얼굴 등 생체정보를 활용해 본인의 신원을 확인하는 생체인식 기술이 주목 받고 있다.
IT와 금융의 결합, 이른바 '핀테크'라 불리는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 다양한 금융결제 서비스가 등장한 가운데 생체인식 기술이 기존 비밀번호나 공인인증서 대비 높은 보안성과 편의성을 동시에 제공하기 때문.
이중 홍채인식은 이미 스마트폰 및 태블릿PC 등에 활발히 도입되기 시작한 지문인식과 달리 아직 본격적인 적용이 이뤄지고 있지는 않지만, 지문이나 얼굴 대비 높은 보안성을 강점으로 차세대 보안인증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앞서 지난달 일본의 후지쓰와 NTT도코모가 세계 최초로 홍채인식이 가능한 스마트폰 '애로우즈 NX F-04G'를 출시했으며, 삼성전자도 상용제품은 아니지만 지난 4월 미국에서 열린 보안행사 'ISC 웨스트 2015'에서 해당 기술이 적용된 '갤럭시탭 프로 8.4'를 공개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홍채인식 기술에 관련된 특허를 지난 2012년 출원해 관련 기술을 확보한 상태다. LG전자 역시 국내 생체인증 업체와 협력해 홍채인식 기술 도입을 위한 연구·개발(R&D)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양사는 곧바로 홍채인식 기술을 적용한 모바일 기기 출시에 돌입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 기기에 해당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적외선 카메라 및 적외선 발광다이오드(LED)를 추가해야하는데, 이는 단가상승 요인이 되는 만큼 시장상황을 보고 판단하겠다는 방침인 것.
더불어 사용자의 편의성을 고려할 때, 홍채인식은 아직 지문인식 수준의 사용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국내 생체인증 기업인 크루셜텍의 박승용 이사는 "홍채인증이 지문인증처럼 간편한 사용성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항상 카메라가 켜져 있어야 하는데 배터리 성능을 고려하면 구현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홍채인식은 사람마다 고유한 특징을 가진 눈의 홍채패턴이나 망막의 모세혈관 분포를 인식해 사용자 본인의 신원을 확인하는 기술을 말한다. 사용자의 지문에 빛을 쏴 반사되는 지문의 굴곡을 인식해 판독하는 지문인식 기술 대비 보안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용자 본인을 식별하기 위해 측정하는 특징이 홍채는 270여개, 지문은 40여개로 차이가 있기 때문.
홍채인식은 적외선 카메라가 사용자의 홍채를 이미지화하고, 이후 홍채인식 알고리즘을 통해 사용자 고유의 홍채 코드를 생성해 등록하는 과정으로 이뤄진다.
사람의 홍채는 쌍둥이조차 서로 다른 패턴을 가지고 있어 통계학적으로 봤을 때, DNA 분석보다 더 정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외상을 제외하고는 평생 변하지 않고, 콘택트렌즈나 안경을 착용해도 인식이 가능하며, 복제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홍채인식 기술을 보이스피싱 등의 금융사기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보안시스템으로 도입을 준비 중이다.
금융거래 시 홍채를 통해 사용자 본인을 인증하고, 금융사기에 활용됐던 계좌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공지해 금융피해를 막겠다는 것.
실제 국내 홍채인식 시스템개발업체인 이리언스와 IBK기업은행은 지난 5월 27일 업무제휴를 맺고, 홍채를 활용한 비대면 본인 인증 서비스 개발에 돌입했다.
양사가 개발 중인 시스템은 사용자가 은행을 방문하지 않고 홍채 정보를 온라인으로 전송해 인증하는 방식이다.
인증센터와 연동해 홍채를 등록한 사용자만 POS 결제가 가능, 스마트폰에서도 본인 등록을 통한 로그인 및 자금이체 등의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AMI가 올해 발표한 '세계 모바일 생체인식 시장분석보고서'에 따르면 홍채인식 시장은 연평균 90%씩 성장해, 오는 2020년에는 333억 달러(한화 38조1천684억6천만 원)에 달할 전망이다.
양태훈기자 flam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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