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근기자] 국정원 직원이 자살 직전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가 공개된 가운데 여야가 국정원의 해킹 의혹을 두고 주말까지 팽팽한 신경전을 연출했다.
새누리당은 국정원에 대한 현장검증을 서둘러 정치적 공방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새정치연합은 '선 검증 후 방문' 원칙을 앞세워 국정원의 증거 제출을 통한 적극적인 의혹 해명을 강조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간사인 이철우 의원은 일요일인 19일 기자회견을 통해 "국정원 직원이 정말 어려운 길을 택해서 국민들도 혼란스럽고 안타깝다"며 "유서에도 나왔지만 국내 민간인을 상대로 한 사찰과 (2012년 대선을 포함한) 선거 관련된 내용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정열을 바쳐 일하는 국정원 직원들이 정치에 휘말려 압박 받아 세상을 달리 하는 일이 다시 없도록 해야 한다"며 "이 직원의 간곡한 하소연을 받아들여 정치권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 쟁점인 국정원 현장검증에 대해선 "야당이 차일피일 미루면서 시간을 자꾸 끌 것 같은 인상을 주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안보 문제에선 하루 빨리 (의혹이) 종식되도록 야당에서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같은 날 새정치연합 안철수 국민정보지키기위원장은 간담회를 통해 "국정원 직원의 명복을 빌고 유족들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면서도 "고인의 사망한 배경이 진실규명 없이 유야무야되면 국정원에 대한 국민들의 의혹이 해소되기 어렵다"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그는 "현장의 해킹 컴퓨터를 옮기기만 해도 현장방문의 의미가 없는 만큼, (새누리당의 주장대로) 현장 방문으로 모든 의혹이 해소된다는 것은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라며 "해킹 프로그램 로그파일을 도입 시점부터 모두 공개하는 등 국정원의 책임 있는 해명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국회 정보위 야당 간사인 신경민 의원도 "우리가 국정원에 견학이나 수학여행을 가는 게 아니다"며 "어떤 자료를 어떤 절차로 볼지, 실무자와 책임자들이 출석할지 여야간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야 원내 지도부와 정보위 간사들은 오는 20일 국회에서 국정원 현장검증 일정과 방식을 협의한다. 국정원은 자살한 국정원 직원이 유서에서 삭제했다고 밝힌 공작 관련 자료들을 100% 복구해 국회 정보위 소속 의원들의 현장검증에서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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