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기자] "규제개혁·노동시장 선진화·서비스산업 발전 등 국가의 장기 아젠다는 정치나 사회상황에 흔들림 없어야 한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2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 40회 제주포럼' 에서 이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박용만 회장은 "경기회복은 반드시 올 것이지만 그 모습은 이제까지의 폭발적인 성장이 아닌 저출산 고령화를 떠안은 저성장의 시대, 이른바 '뉴노멀(New Normal)'의 시대일 수 있다"며 경제혁신과 구조개혁을 성공시키기 위한 두가지 조건을 강조한 것.
박용만 회장은 정부를 향해 장기 아젠다의 강력한 추진을 당부하면서 "연이어 일어나는 단기이슈들과 대립, 갈등으로 국가의 내일을 책임질 장기 아젠다들이 멈춰서는 것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같이 예기치 못한 충격이 왔을때 빠르게 합심해서 극복하는 것만큼이나 각자의 영역에서 하던 일을 멈추지 않고 일상의 삶을 지켜나가는 것도 위기를 돌파하는 성숙한 대응자세"라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또 "정책은 일관되게 추진돼야 그 신뢰를 바탕으로 경제주체들이 움직인다"며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키들랜 캘리포니아대 교수의 말을 인용, "국가의 핵심 아젠다는 단기이슈와 명확히 구분되고, 정치나 사회상황에도 흔들림 없이 꾸준히 추진돼야 한다. 그래야 가계와 기업들이 활발히 경제활동에 나서고 우리의 미래 번영의 꿈도 앞당길 수 있다"고 역설했다.
아박 회장은 저성장을 극복하기 위한 조건으로 사회 전부분의 경쟁력 제고를 강조했다.
박 회장은 "경제시스템의 선진화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우리 사회가 선진화된 경제시스템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는지도 중요한 문제"라며 "제도와 관행, 의식과 문화가 저성장 시대로 진입한 우리경제를 더욱 끌어내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철저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공인을 비롯한 정치권, 정부, 교육, 언론 등 사회 전 부문에서 선진화된 경제시스템을 맞을 준비를 해야한다"며 "성숙한 시민의식, 구성원들간의 신뢰, 선진적 제도와 규범 같은 무형의 자산이 늘어나는 사회를 만들어야만 경제개혁과 혁신이 한국경제의 장기성장으로 연결되고, 뉴노멀 시대의 생존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듭 했다.
향후 대한상의 활동방향도 이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박 회장은 "앞으로의 대한상의는 국가의 미래를 함께 열어가는데 중점을 두겠다"며 "대한민국 경제를 이끄는 메이저 플레이어로서 갈등을 부추길 수 있는 눈앞의 이익만을 대변하지는 않고, 기업뿐 아니라 국가와 사회 공동체 문제를 함께 고민해 국가혁신을 위한 정부의 파트너로서 그 책임과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의지를 보였다.
한편 대한상의 제40회 제주포럼은 이날 개막식을 열고 3박4일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제주에서 만나는 통찰과 힐링'을 주제로 한 이번 포럼에는 박 회장을 비롯해 전국상의 회장단이 참석했고,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한준호 삼천리 회장,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 홍재성 JS코퍼레이션 회장 등 역대 최대규모인 700여명의 기업인이 참석했다.
이영은기자 eun06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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