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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진 국정원 해킹 의혹, 삭제된 자료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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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 후 내용에 따라 의혹 확대, 野 국정원 불신에 논란은 계속될 듯

[채송무기자] 국정원 해킹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의혹의 핵심인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국정원 직원이 삭제한 자료가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총선과 대선 전 국정원이 이탈리아 해킹팀으로부터 프로그램을 구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시작된 의혹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여기에 이를 직접 운용했던 국정원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논란은 더 확산됐다. 국정원 직원이 유서에서 자신이 관여했던 자료의 일부를 삭제했다고 했기 때문이다.

국정원과 새누리당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민간인 사찰이 없었다고 자신하고 있다. 때문에 조만간 복원될 삭제 자료를 국회 정보위 위원들에게는 보여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공개 우려로 인해 국정원을 현장 방문하는 국회 정보위원에 한해 공개할 수 있다고 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민간인 사찰이 없었던 만큼 국정원 현장방문을 통해 조속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야권의 공세에 대해서는 안보를 흔들려는 무책임한 정치공세라고 반박하고 있다.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은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내가 분명하게 얘기할 수 있는 건 지금 해킹 프로그램을 도입한 이후에 국정원이 단 한 사람의 민간인을 사찰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국정원도 자신있게 자료 원본을 공개하겠다고 하지 않나. 이 문제를 더 이상 정치쟁점화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 최고위원은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국민정보지키기위원장에게도 "국정원의 정보를 다 벗기려고 생각하지 말라"며 "백신을 개발한 사람으로서 국가를 도울 수 있는 행동을 할때 국가지도자로서, 그 분야 전문가로서 존중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의 입장은 전혀 다르다. 모든 정보를 통제한 상태에서 국정원이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를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국회 정보위원회 야당 간사인 신경민 의원은 이날 "자살한 국정원 임모 과장은 타 부서로 전출됐고 4급 이하여서 국정원 내규 상 자료 삭제 권한이 없다"며 "국회 정보위 이전에 자료를 삭제했다고 가정하면 삭제 권한이 없는 4급 직원이 이를 어떻게 실행했는지 윗선 공모 여부가 의문"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신 의원은 "임 과장이 개인 피씨와 해킹 프로그램이 설치된 메임 컴퓨터 자료를 다 삭제한 것 아닌지 분명히 해야 한다"며 "해외 데이터까지 지웠다면 로그 삭제가 영구적이라 복구가 불가능하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우선 자료 입수를 통한 진상 조사가 된 이후에야 현장 조사가 의미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 문제의 선봉에 서 있는 안철수 위원장은 RCS 시스템 구매 및 운용 관련 자료와 RCS 운용과 관련해 테스트 시점부터 현재까지 모든 로그파일 등 30여개 자료 제출을 요구한 상태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와 관련해 원세훈 전 국정원장, 나나테크 등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인적·물적 증거들을 보전하기 위해서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해 "검찰에 고발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의혹과 관련된 인적·물적 증거들을 효과적으로 보전하는 절차가 우선"이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국정원 해킹 의혹에 대한 여야의 입장이 이처럼 다르지만 문제는 삭제된 자료에 무엇이 있느냐다. 이 자료에 민간인 사찰과 관련된 새로운 내용이 나온다면 파문은 커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 자료에서 증거가 나오지 않아도 국정원에 대해 야당이 불신의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어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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